[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여러분, 지금 ‘잘나가고’ 계신가요

입력 2015-02-07 03:31

우리말과 글은 어디서 띄어 말하고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집니다. 글자는 같지만 띄어쓰기 하나로 둘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기도 하지요. 우리말에서 띄어쓰기만큼 어려운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잘나가다’란 단어를 한번 볼까요. ‘잘나가다’는 ‘사회적으로 계속 성공하다’란 뜻의 동사입니다. 약간 ‘비틀어서’ 말하는 뉘앙스가 있기도 합니다만. “사람은 잘나갈 때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그런데 ‘잘 나가다’와 구분하지 않는 이가 많습니다. ‘잘 나가다’는 ‘나가다’란 동사를 ‘잘’이라는 부사가 꾸며주는 형태입니다. ‘속도를 내서 앞으로 잘 가다’ ‘잘 팔리다’ 등의 의미로 쓸 수 있겠지요. “자전거가 잘 나간다고 과속하지 마라” “매장에서 제일 잘 나가는 제품이 뭐죠”처럼. ‘잘나가다’는 꼭 붙여 말해야 합니다.

예쁜 우리말이 더욱 빛나도록 우리 모두 더욱 아끼고 다듬어나가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잘나가고 계신가요?

교열팀장 suhws@kmib.co.kr

※ 일상 생활에서 잘못 쓰이거나 쓰임에 의문을 가질 만한 표현 중 하나를 골라 매주 토요일 이 코너에서 설명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