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치닫는 넥슨-엔씨 분쟁

입력 2015-02-07 02:07
엔씨소프트와 넥슨 간 경영권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대주주(15.08%)인 넥슨은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나 임시 주주총회에서 후임 혹은 추가 이사를 선임할 때 넥슨이 추천하는 인사를 선임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보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엔씨소프트 정관상 이사 인원은 김택진 대표이사를 포함해 7명인데 후임 이사나 추가 이사 인원이 발생하면 그 자리에 넥슨의 인사를 심겠다는 것이다. 다만 올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김 대표 자리는 예외로 뒀다. 김 대표가 엔씨소프트 창업주로서 상징적 인물인 데다 주주 대부분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은 이득이 될 것이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넥슨의 이 같은 움직임에 엔씨소프트 측은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며 “넥슨의 경영 의견 제시는 시장의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고 반발했다.

넥슨은 지난달 27일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 공시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넥슨 측은 이번 주주제안서 발송 배경에 대해서도 “지난 2년반 동안 경영 참여 없이 엔씨소프트와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했지만 단순 투자자로서 역할이 제한된 기존 구조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이밖에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을 팔아 영업활동에 쓰거나 주주에게 환원해 달라고 엔씨소프트 측에 요청했고, 양사의 협업강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현금성 자산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향후 투자 자원의 씨를 말리는 행위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 구성은 넥슨이 가장 많고 김 대표가 9.98%, 국민연금이 6.8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