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달콤한 그날, 선율의 축제에 빠진다

입력 2015-02-09 02:37
뮤지컬 ‘러브레터’의 한 장면. 극중 히로코와 이츠키 1인 2역을 맡은 배우 김지현(왼쪽)이 소년 이츠키 역을 맡은 배우 조상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피에이씨코리아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기타 듀오 이성우, 올리버 파르티쉬 나이니가 함께 공연하는 ‘칸토 안티고’. 크레디아 제공
1년 중 가장 달콤한 날, 사랑을 표현하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가 다가오면서 연인과 특별한 시간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로맨틱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악. 올해도 클래식부터 재즈, 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연 선물이 이어진다.

◇사랑을 노래하다=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공연이 풍성하다. 젊은 음악가들은 색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남성 4인조 재즈 밴드 프렐류드는 14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마이 퍼니 발렌타인 위드 프렐류드 콘서트’를 연다. 프렐류드는 고희안(피아노), 최진배(베이스), 리차드 로(테너 색소폰), 한웅원(드럼) 등 버클리음대 재학생 4명이 2003년 결성한 팀이다. 공연에선 1980∼90년대 영화에 삽입된 유명 곡들을 재즈 버전으로 편곡해 들려준다.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신지아는 같은 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매혹적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신지아는 최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겨울여행’ 앨범을 통해 알려진 환상의 기타 듀오 이성우, 올리버 파르티쉬 나이니와 함께 칸토 안티고 음반을 내놨다. 바이올린의 서정성과 두 기타의 역동적이고 풍부한 음색으로 유럽과 남미의 오래된 노래들을 연주한다.

사랑 이야기도 있다. 경기필하모닉은 밸런타인데이 오후 5시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기획공연 ‘마이 밸런타인 스토리’를 연다. 평범한 회사원과 뮤지컬 여배우가 만나 사랑에 골인한다는 내용을 클래식, 뮤지컬 음악, 영화 음악 등으로 풀어냈다.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예술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뮤지컬 배우 강석호와 신주연이 출연한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은 14, 15일 새 창작오페라 ‘운영(부제: 서천 꿈길, 저 편)’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고대소설 ‘운영전’과 안견의 그림 ‘몽유도원도’에 얽힌 이야기를 신예 이근형이 작곡했다. 궁녀 운영과 젊은 가객 김생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다.

이밖에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4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밸런타인데이를 위해 기획된 실내악 작품을 선보인다. 베토벤의 현악 삼중주 1번과 드보르자크 ‘다섯 개의 바가텔’, 도흐나니의 ‘현악 삼중주를 위한 세레나데’ 등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전설적 팝 듀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멤버 아트 가펑클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아련한 사랑의 추억담은 창작뮤지컬 2편=“오겡키데스까(잘 지내고 있나요)”란 대사로 개봉 20년이 지난 요즘도 대중에게 깊이 각인돼 있는 작품, 이와이 슌지 감독의 동명영화(1995)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러브레터’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한다. 아련한 사랑의 모습들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 창작뮤지컬로 영화의 명장면을 무대 위로 고스란히 가져오면서 누구나 갖고 있을 사랑에 대한 추억을 건드린다. 여백의 미를 강조한 무대 구성과 연출은 긴 여운을 남긴다. 배우 김지현과 곽선영이 맡은 히로코와 이츠키, 1인2역을 비교해 보는 것도 포인트다.

창작뮤지컬 ‘아보카토’도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7년 전 헤어진 연인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판타지적으로 풀어낸다. 싱어송라이터 재민 역에는 배우 이규형이, 작가 지망생 다정 역에는 배우 홍지희와 김효연이 나온다. ‘아보카토’는 ‘세미드라이(Semi-dry)’한 와인의 당도를 나타내는데 이 제목처럼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사랑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3월부터는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막을 올린다. 서윤경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