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의 이광종(51·사진) 감독은 7일까지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리는 킹스컵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출국했다. 방콕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던 이 감독은 고열에 시달렸다. 증세가 이어지자 지난달 30일 귀국해 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급성 백혈병.
이 감독은 장기간 병마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결국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신임 감독에는 신태용(45) A대표팀 코치가 선임됐다. 많은 축구인들이 “‘이광종 축구’가 활짝 꽃을 피우려던 참이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가 아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1988년 유공에 입단해 98년 수원 삼성에서 은퇴했다. 미드필더였던 그는 프로 통산 266경기 36득점 21도움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현역에서 은퇴한 후 2000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활동했는데, 축구 꿈나무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손흥민(레버쿠젠), 김진수(호펜하임), 이종호(전남), 류승우(브라운슈바이크), 문창진(포항), 이창근(부산), 권창훈(수원) 등이 그의 제자들이다.
이 감독은 국제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09년 U-17 월드컵에서 22년 만에 8강 진출을 이뤄냈으며 U-20 대표팀을 맡아 2011년과 2013년 U-20 월드컵에서 각각 16강과 8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맡겼다. 프로팀으로 갈까 하고 생각했던 그는 더 힘겨운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병마로 인해 올림픽을 향한 도전을 멈춰야만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타임아웃] ‘이광종 축구’ 꽃피기도 전에…
입력 2015-02-07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