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을 치료해준다며 말기 암환자에게 ‘소금물 관장’ 등 불법 의료행위를 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11년 숨진 프로야구 최동원 선수에게도 시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5일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모(56)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이들은 지난 6년간 불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1인당 120만원을 받고 무허가 의료 행위를 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호스를 연결해 소금물을 넣는 관장 등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버젓이 했다. 이들은 소금물이 몸 안으로 들어가 불순물을 빼주고 암을 낫게 해 준다고 속였다. 각종 의료기기와 건강보조식품을 비싼 값에 팔아넘기기도 했다. 경찰은 계좌 내역 분석을 통해 피해자가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환자를 모아 9박10일 캠프도 열었다. 캠프 동영상에는 2011년 9월 대장암으로 숨진 최 선수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영상이 촬영된 시기는 2010년 12월이다. 최 선수는 2007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조씨 부부의 무허가 시술이 최 선수의 병세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 선수와 함께 소금물 시술을 받은 일부 환자들은 “시술 후 병세가 더 악화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선수의 사망과 무허가 시술 사이에 직접 연관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암환자에 소금물 관장 치료사기 최동원 선수도 당했다
입력 2015-02-06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