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출신 장교·기업 임원 사칭 연상녀에 5억대 뜯은 30대 쇠고랑

입력 2015-02-06 02:21
‘엘리트 회사원'을 사칭해 연상의 여성들과 교제하며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됐다.

5일 창원지방검찰청에 따르면 키가 180㎝가 넘고 호감형인 A씨(33)는 2008년 자신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로 소개하며 여성공무원 B씨(39)와 교제하다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결혼식은 치밀하게 기획된 사기였다.

A씨는 결혼식 대행업체에서 부모와 하객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고용해 감쪽같이 속였다. 가짜 결혼식 후에는 악성 뇌종양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장기 입원을 핑계로 혼인신고를 미루고 동거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뇌종양 핑계로 지난해 말까지 치료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4억1745만원을 받았다. 게다가 A씨는 B씨와 결혼 기간에 또 다른 여성들에게 돈을 뜯어냈다.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교직원 C씨(38)와 학원강사 D씨(36)에게 접근해 일본 명문대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유명 금융회사 한국지사의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로 근무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러시아 채권 투자나 건물 상속세 납부에 필요하다는 등의 거짓말로 C씨로부터 5800만원, D씨로부터 3315만원을 각각 받아 가로챘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에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항공기 제조사 엔지니어로 속이며 주부 E씨(34)에게 접근했다. E씨에게도 건물 상속세 등의 명목으로 4180만원을 뜯어냈다. A씨는 이렇게 뜯어낸 돈을 생활비나 인터넷 도박 등으로 탕진했다. 검찰은 A씨가 이렇게 뜯어낸 돈으로 자신보다 어린 여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수백만원씩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9월 D씨가 사기 혐의로 A씨를 고소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검찰은 경찰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A씨를 송치했지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해 A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자신이 육군3사관학교에 입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연상녀들에게 육군사관학교 졸업생과 외국계 회사 임원 등을 사칭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