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성] 사자굴 같은 직장생활 기도하며 이기라

입력 2015-02-07 02:56
‘IC? 아이 씨!’ 세상 속에서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잣말로 수없이 내뱉게 된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도 아닌 말이 푸념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 말이 아니다. ‘직장인 다니엘의 7-I 일터 영성’(표 참조)을 실천하겠다는 ‘아이 씨’(I see)를 의미한다.

교회와 직장, 그리고 가정. 크리스천 직장인들은 세 갈래 길에서 고민할 때가 많다. 주일에 예배를 드릴 때면 성령이 충만한 은혜 속에서 지낸다. 하지만 예배당을 나온 직후부터 가정이라는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은혜롭지 못한 일들이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 특히 직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스트레스는 순수한 신앙심만으론 어찌할 수 없는 불청객이다.

성경은 바람직한 직장인의 자세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다니엘은 치열한 일터 현장에서 현대인들도 본받을 만한 수많은 교훈을 남겼다. 유대민족이 처음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을 때 소년인 다니엘도 같이 잡혀갔다. 처음에는 궁정에서 시동(侍童)으로 일했다. 그러나 다니엘은 시종일관 조국의 복권을 기원하며 이교(異敎)의 권력과 박해에 대항해 싸웠다. 뒤에 느부갓네살왕의 꿈을 해몽해 준 일로 인하여 명예로운 지위에 올랐으나, 고관들의 질시로 사자 굴에 던져졌는데도 하나님의 가호를 받아 무사하였다. 흔히 ‘믿음의 용사’ ‘하나님의 절대적인 가호’의 상징으로 묘사되고 있다.

저자는 다니엘이 직장생활을 하는 크리스천의 모델로 소개하면서 다니엘의 숨겨진 모습을 찾아내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또한 직장생활에 꼭 필요한 가르침을 전달한다. 아울러 직장인의 관점으로 성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특히 ‘세상의 일’과 ‘하나님의 일’은 다르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는다.

이 책은 영어 단어 알파벳 I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해서 7개의 범주로 일터 크리스천의 영성을 제시하였다. 정체성(Identity) 중보자(Intercession) 영적 티(Image) 영향력(Influence) 정직(Integrity) 친밀한 관계(Intimacy) 영향력(Impact)이다.

저자는 다니엘처럼 우리 크리스천 직장인들은 세상에서 분명하게 일터의 영성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 속에서 살지만 구별된 크리스천으로서 대안을 통해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묘한 관계의 정치학이 난무하고 문제투성이인 일터에서 크리스천들은 중보자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또한 직장 분위기에 주눅 들지 않고 ‘하나님의 대사’로서 영적인 티를 내고, 일이 가장 중요한 일터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권면한다. 특히 윤리 경영의 시대에 탁월한 정직함과 온전함으로 무장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일터에서 영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이 필수임을 강조한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에 치열한 일터에서 직장인의 삶을 살았던 다니엘의 삶이 생생한 교훈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크리스천이 직장생활 중에 고군분투한 체험담을 정리해 엮어 생동감이 넘쳐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며 일을 하다 보면 어렵고 힘든 문제가 생긴다. 당신도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노력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한 방법일 수 있음을 꼭 기억하자.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결국 비즈니스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생결단의 기도’와 ‘사람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또 그로 인해 네트워킹을 더욱 튼튼하게 형성할 때 우리는 세상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귀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다.”(93쪽)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