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모그가 담배보다 더 위험한 살인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베이징대 연구진은 2013년 베이징 등 중국 주요 31개 도시에서 스모그를 유발하는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로 인해 25만7000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구 10만명당 90명꼴이다. 중국에서 스모그가 가장 심한 허베이성 도시들이 조사 대상에서 빠져 실제 조기 사망률은 이보다 훨씬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31개 도시 중 스자좡, 난징, 톈진, 충칭 등 12개 도시에서는 PM2.5로 인한 조기 사망자 비율이 10만명당 100명을 넘었다. 베이징은 10만명당 79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 흡연으로 인한 중국의 조기 사망자 비율 10만명당 70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조사에 참여한 판샤오촨 베이징대 교수는 “많은 도시들이 대기오염 감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PM 2.5의 농도를 낮추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대기오염이 공공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조사하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중국에서는 21개 도시가 2017년까지 대기오염 감축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하지만 그린피스는 감축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연간 조기 사망자 수 2만6000명이 줄어드는 효과만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중국이 대기오염 감소를 위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에는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조차 없는 상태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2013년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초 천주 전 위생부장 등이 국제 학술지에 매년 대기오염으로 35만∼50만명이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학술지에 발표됐던 논문에 대한 반박성 성격이 짙다. 당시 논문은 2010년 한 해 동안만 120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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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보다 위험한 중국산 스모그
입력 2015-02-06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