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의 시각에서 임진왜란 재조명… KBS 1TV 50부작 대하드라마 ‘징비록’

입력 2015-02-06 02:18
14일 첫 방송을 앞둔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의 포스터. 류성룡 역을 맡은 김상중(왼쪽)과 선조 역으로 분한 김태우가 의상을 갖춰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제공

“‘분명 나라에 변고가 생겼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장차 후학들이 이걸 보고 뭘 배우겠습니까.’ 최근에 이 대사를 연기한 게 기억에 남네요. 드라마를 통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에 대비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김상중)

오는 14일 밤 9시40분 KBS 1TV를 통해 첫 방송되는 광복 70주년 특별기획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베일을 벗었다. 서애 류성룡(1542∼1607)의 동명저서를 바탕으로 임진왜란(1592∼1598) 전후 이야기를 담은 50부작 정통사극이다. ‘징비록(懲毖錄)’ 제목에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가올 어려움을 대비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류성룡은 영의정과 도체찰사를 겸직하며 임진왜란을 온몸으로 겪었다. 그리고 국가 위기관리의 노하우와 철학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5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류성룡 역을 맡은 배우 김상중(50)은 “전작 ‘정도전’이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고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이 작품에서도 오해하고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싶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마치자마자 쉴 틈 없이 ‘징비록’ 촬영에 몰두했을 만큼 작품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있었다. 그는 “내게 이 역할이 왔다는 것이 영광스러울 따름”이라며 “이런 인품을 가진 위인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과 다짐하는 마음이 동시에 든다”고 표현했다.

“백성이 근본”이라고 주장하는 류성룡과 “정치는 세력”이라는 이산해, “왕이 곧 나라다”라며 선조를 보필하는 윤두수 등 정치관이 다른 대신 3인방이 극을 움직인다. 윤두수 역은 임동진(71)이, 류성룡을 돕는 이산해 역은 이재용(52)이 맡았다. 임동진은 목사로 활동하다 은퇴 후 10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와 기대감을 더한다.

또 파천(임금이 수도를 버린 것)했다는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선조는 김태우(44)가 연기한다. 선조의 후궁으로 가장 사랑받았던 귀인 김씨 역에는 김혜은(42)이 출연한다.

이재용은 “오늘날의 현실도 총알이 날아다니지 않을 뿐 ‘난’이라는 생각”이라며 “현실 정치의 시스템이나 이에 관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 볼 수 있을 거다. 현실 정치인이 꼭 봐야 할 드라마”라고 말했다.

김상휘 PD는 “지금껏 임진왜란을 다룬 콘텐츠가 많았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다뤄보려 한다”며 “군사·정치·외교를 강조해 임진왜란 중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을 류성룡의 시선을 통해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