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백화점 수천만원대 와인세트 명절때마다 등장하는 이유는

입력 2015-02-06 02:37

이번 설에도 수천만원짜리 와인 선물세트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3050만원짜리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조르쥬 루미에 뮈지니 그랑크뤼’(사진)를 1세트 한정으로 판매한다. 이 와인은 연간 생산량이 500병에 불과해 ‘가장 희귀한 부르고뉴 와인’으로 불린다. 현대백화점은 2009년산 보르도 와인으로 구성한 ‘메독 그랑 크뤼 끌라쎄 세트’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놨다. 2700만원으로 5세트나 준비했다. 샤또 오브리옹, 샤또 라피트로칠드, 샤또 마고, 샤또 무똥로칠드, 샤또 브란 깡뜨냑 등 샤또 와인 60종이 들어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1병에 2500만원인 와인을 설 선물용으로 내놨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본 로마네 마을이 거점인 와인 생산자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가 생산한 최고급 와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5일 “명절 때 내놓는 최고가 와인세트는 고급이미지 확보 등 홍보차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실제로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서민들은 승용차 한 대 값과 맞먹는 와인이 선물세트로 등장했다는 소식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정보 분석 기업 닐슨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2014년도 설 선물세트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및 대형 체인 슈퍼마켓에서 서민들이 가장 많이 구입한 선물세트는 캔 햄과 식용유, 가공참치 등이었다. 가격은 2만원대 선물세트가 전체 판매액 중 38.9%로 가장 많았다. 2만원짜리 햄 선물세트 1500개 정도를 살 수 있는 와인세트.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물이 아니라 청탁이 숨어 있는 뇌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김혜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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