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대해 막말을 불사하며 맹비난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 과정을 공개한 데 대한 노골적인 불만표시로 해석된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5일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역사의 시궁창에 처박힌 산송장 이명박 역도가 회고록을 통해 북남 비공개 접촉과정을 왜곡하며 우리를 헐뜯는 추태를 부렸다”며 “앞뒤도 가려볼 줄 모르는 천치의 몰골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만인의 경악과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2009년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며 대가를 요구해 왔다는 회고록 내용에 대해선 “검은 것을 희다고 우기는 철면피의 극치”라면서 “이명박 역도는 집권기간 통치위기가 격화될 때마다 출로를 찾으려 우리한테 손을 내밀고 ‘특사파견’이니 ‘정상회담’이니 하는 것을 구걸해 왔다. 사실의 전모를 밝힐 모든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담화는 또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판 이유를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책임을 모면하고 자신이 저지른 만고죄악에 대한 규탄여론의 초점을 딴 데로 돌려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역도는 회고록이 아니라 민족반역범죄를 반성하는 죄행록이나 쓰고 역사의 응당한 징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이) 최근 고조되는 북남관계 개선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도 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4일 단평에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거짓말투성이’라고 비난했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MB, 남북 비공개접촉 왜곡하며 추태”
입력 2015-02-06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