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명가’ 삼성 남매, 부진의 늪 허우적

입력 2015-02-05 02:24
삼성 프로농구가 남녀를 불문하고 나란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 때 농구명가로 이름을 드높였지만 올 시즌 사실상 농사를 망친데다 다른 팀의 승수 자판기로 전락한 상태다.

남자팀 서울 삼성은 4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68대 75로 졌다. 이로써 삼성은 새해 들어 가진 11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8승35패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10연패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1년 12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삼성은 14연패까지 당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에도 9연패를 한 차례 하는 등 이번 시즌에만 장기 연패를 벌써 두 번째 겪는 중이다. 그 사이 삼성은 지난해 12월 인천 전자랜드에게 46 대 100,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역대 최다 점수 차인 54점 차로 대패를 당하는 치욕스런 기록까지 남겼다.

삼성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이상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올 시즌을 야심 차게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였던 리오 라이온스를 뽑아 중위권 이상의 실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기존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이며 연패를 거듭한 끝에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 삼성은 라이온스를 고양 오리온스에 내주는 대신 이호현을 영입하는 등 리빌딩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여자 농구에서도 용인 삼성은 사실상 3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현재 11승15패로 3위 청주 국민은행(16승10패)과의 승차가 5경기나 난다. 부진 원인은 주전들의 노쇠화다. 가드 이미선과 센터 김계령 허윤자는 모두 79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37세다. 이 때문에 경기 막판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29일 춘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도 3쿼터까지 52-56으로 근소하게 맞섰지만 4쿼터에 무너지며 63대 72로 패배했다. 더 큰 문제는 팀에 고참들을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이미선의 뒤를 이어야할 박태은과 고아라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 박태은과 고아라의 경기 당 어시스트는 각각 1.00개, 0.83개로 30위권 밖에 머물러 있다.

한편 프로농구에선 인천 전자랜드가 전주 KCC를 79대 77로 꺾고 단독 6위로 올라섰다. 전자랜드는 21승22패로 5위 오리온스(22승21패)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혔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