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한반도 배치 우려 표명… 국방부서 韓·中 장관회담

입력 2015-02-05 02:26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이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한·중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이 4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창 부장이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사드 문제는 당초 이번 회담의 공식의제에 들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창 부장은 회담 도중 이 문제를 들고나왔다. 그만큼 중국이 이 사안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한민구 장관은 “사드 배치는 현재 미국의 결정도, 요청도, 한·미 간 협의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때문에 거론되고 있으며 방어용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해 왔다. 이유는 사드가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사드의 레이더 탐지거리가 1000∼4000㎞에 달해 북한 미사일 방어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미국은 지난해 초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한 타당성 및 부지 조사를 마쳤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같은 해 6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조찬강연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를 본국에 요청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미는 공식적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양국이 협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중 국방장관은 양국 국방부를 연결하는 핫라인(직통전화)을 조기에 설치한다는 데 합의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당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위해 직통전화를 이른 시일 내에 개통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중 국방당국 간 핫라인 설치는 2007년부터 논의돼왔으나 그간 중국의 미온적인 자세로 구체화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국방부와 핫라인을 개설하는 국가가 됐다.

중국은 한·미 동맹이 북한의 도발억지와 동북아 평화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필요성에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