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순회하면서 반(反)긴축 정책 및 구제금융 재협상과 관련한 ‘지지표’를 잇따라 얻고 있다. 그리스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이뤄진 ‘트로이카’ 채권단 대신 각 국가들과 개별적으로 채무 협상을 진행하는 쪽으로 협상 방식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 등은 3일(이하 현지시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와 회담을 마치고 난 후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렌치 총리는 “그리스가 막대한 부채 상환과 관련해 EU 관련 기관과 타협할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면서 “그리스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프랑스도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일정을 조정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영국도 채무탕감에는 반대하지만 긴축 대신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과 반긴축 정책에 대한 지지가 늘면서 그리스의 반긴축 정책에 여전히 반대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 역시 트로이카 채권단을 없애고 개별협상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메르켈 총리도 입장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피에로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경제장관과 회담을 하고 “그리스가 부채상환 기간을 유예받는 협정을 맺을 수 있다면 오는 6월까지 금융위기의 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유럽을 순방 중인 바루파키스 장관이 넥타이를 매지 않은 데 대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압박을 좀 느슨하게 해달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유럽은 그런 메시지에는 관심이 없고) 런던의 패션 비평가들 정도가 바루파키스의 노타이 차림에 대해 ‘쿨 시크의 선두주자’인지 ‘나이트클럽 문지기’인지에 대해서만 토론 중”이라고 꼬집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伊도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 지지”
입력 2015-02-05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