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각 가정의 선교사로 ‘믿음의 1세대’를 세운 이유는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이는 자신이 구원을 받을 뿐 아니라 가족이, 나아가 자자손손이 믿음의 가문을 세워 영원토록 주님과 더불어 즐거워하며, 주의 영광을 위해 살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크리스천 부모라면, 이런 이야기는 설교 등을 통해 귀가 닳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어린이 성도들이 갈수록 줄고 있다. 교회마다 다음세대가 위기라고 한다.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준다? 그렇다면 부모 성도들은 ‘쇠귀에 경 읽기’로 지금껏 이 말씀을 들어온 것일까. 신앙이냐, 세상의 스펙이냐. 과연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코스타 강사이면서 평신도 가정사역자로 활동 중인 미국 남가주 펠로우십교회 박수웅(72) 사역장로는 4일 “할아버지가 믿음의 씨앗을 심고, 아버지 대에서 혹한을 견디자 내 대에서 꽃을 피웠고, 자녀 세대에서 열매를 맺고 있다”며 뿌리 깊은 신앙이 왜 중요한지를 전했다.
그는 “고난이 닥쳐보면 안다”며 “믿음의 뿌리가 깊으면 어떤 어려움과 악조건 속에서도 하나님께 도움을 구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혜를 구하면 하나님이 가능케 하신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고난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장로는 자신의 ‘가족사’를 비유로 들어 설명했다. 믿음의 가문 5대를 이룬 박 장로의 조부 박병열 장로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순교했다. 전북 익산시 서두교회에 할아버지 순교비가 세워져 있다. 엄격한 유교 집안에서 남부러울 게 없던 조부는 친구의 끊임없는 전도에 처음 교회를 나갔고, 믿음을 받아들이자마자 한 일이 상투를 자르는 거였다. 믿음의 씨앗을 심은 결과는 참혹했다. 자식들과 함께 집안에서 쫓겨나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며 혹독한 세월을 견뎌야 했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으로 부친 박요셉 장로는 험악한 시절을 보냈지만 신앙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현재 박 장로를 비롯한 6남매들은 목사, 의사, 사업가로, 또 그들의 자녀들 역시 변호사, 의사 등으로 남 보기에 성공한 명문가를 이뤘다. 박 장로는 “그런 세상적인 성공이 뭐가 중요한가. 우리는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의사로 남을 치료하든 사업을 하든 공부를 하든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산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공부 잘해서 일류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에 취직해 엘리트로 사는 것을 소원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믿음의 유산은 어떻게 물려줄까. 박 장로는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성경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하나님 중심의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S life’를 강조했다. 먼저 심플 라이프(Simple life), 나를 위해서는 검소하고 단순한 삶을 사는 것이다. 둘째는 셰어링 라이프(Sharing life), 이웃을 향해서는 나누고 베풀고 양보하고 져주는 삶을 사는 것이다. 끝으로 서빙 라이프(Serving life), 하나님을 향해서는 섬기며 예배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1973년 미국으로 이민 간 박 장로는 마취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81년부터 ‘부부강사’로 활동했다. 부업은 의사, 본업은 평신도 가정사역자로 통할 정도로 1년에 절반 이상을 세계로 다니며 가정생활 세미나, 내적치유 세미나, 청소년·청년 집회 등을 인도하고 있다. 지금은 아예 사역에 올인 중이다. 박 장로는 최근 성경적 자녀교육 노하우를 담아 ‘자녀에게 물려주는 신앙유산’(두란노)을 출간했다. 6일과 8일 서울 강남구 개포감리교회에서 자녀교육 특강도 갖는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당신은 가정의 선교사 자자손손 행복 원하면 믿음의 가문을 세워라
입력 2015-02-06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