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정부가 갑당 2000원이나 올린 담뱃값마저 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을 제외하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지만 디플레이션 우려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연초부터 인상된 담뱃값 인상에 따른 상승분 0.58% 포인트를 제외한 1월의 물가상승률은 0.22%까지 떨어졌다. 지난달(0.8%)보다 더 낮아진 셈이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각각 20.0%, 21.6%, 21.0% 떨어졌다. 농산물 중에서도 양파(-29.2%) 감(-26.9%) 배추(-22.1%) 등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두 달 연속 0%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지만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을 제외하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근원물가(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디플레이션 우려는 적다”며 “곧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1월 근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5개월 만에 2%대 회복한 점을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디플레이션 위기가 한국에 전이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 커지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33개 선진국 중 27개국이 디플레이션이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경제의 개방도가 높기 때문에 국내 물가도 세계 물가 변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며 세계 디플레이션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집세와 학원비, 채소류, 돼지고기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일부 품목은 오히려 크게 상승했다. 물가상승률과 체감 물가 간 괴리가 커지는 이유다. 1월 고등학생 학원비(3.7%), 중학생 학원비(2.7%), 초등학생 학원비(2.4%) 등이 모두 상승했으며 전세(3.2%) 가격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1월 발생한 한파 등 여파로 시금치(5.3%), 상추(58.0%) 가격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세종=윤성민 기자
1월 물가 0.8%↑… 두달째 0%대
입력 2015-02-04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