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려다 나빠진다… 피해 10명 중 9명 재수술해야

입력 2015-02-04 02:27

부산에 사는 20대 여성 정모씨는 긴얼굴 증후군으로 2012년 1월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 성형술과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하악(下顎·아래턱) 신경이 손상돼 수술 부위 감각 저하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정씨는 병원을 옮겨 다시 치료를 받았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감각 이상에 따른 5% 노동능력상실 진단을 받았다. 정씨는 노동능력상실로 인한 영구 장애가 인정돼 병원으로부터 3000만원을 배상받았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김모씨는 2013년 10월 양쪽 유방 물방울 성형수술을 받은 후 수술 부위에서 계속 피가 나는 부작용을 겪었다. 항생제 주사 등 추가 치료를 받았지만 양쪽 유방이 딱딱하게 변하는 부작용이 계속됐다. 결국 다른 병원에서 보형물 제거 수술을 했다. 재수술을 받았지만 상황이 크게 호전되지 않아 추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진단이 내려진 상태다. 서울의 20대 여성 박모씨도 2011년 10월 턱끝 길이를 줄이기 위해 안면윤곽 성형술을 받았지만 부정교합, 턱 비대칭으로 다른 병원에서 다시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남성에 대한 성형수술이 늘면서 피해 사례도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 박모씨는 지난해 2월 코 성형수술을 한 후 수술 부위 염증으로 항생제 등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보형물이 노출되고 수술 부위가 크게 부풀어 올라 상황이 악화될 뿐이었다. 다른 병원에서 연골 및 보형물 제거술을 받았지만 미용 수술 등의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처음 수술했던 병원으로부터 수술비와 추가 수술비 등 150만원을 배상받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2년간 성형수술 관련 피해는 모두 214건으로 이 중 68.7%(147건)가 부작용에 의한 피해라고 3일 밝혔다. 부작용 가운데는 비대칭이 28.7%(40건)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보형물 관련 이상이 15.6%(23건), 흉터 11.6%(17건), 염증·감염 10.2%(15건) 순이었다.

이 중 재수술을 받았거나 재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88.4%(130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눈과 코 성형은 피해 건수 전체가 재수술을 받거나 재수술을 요하는 경우였다. 피해 사례를 부위별로 보면 눈(27.2%·40건)과 코(23.1%·34건)에서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유방성형술(12.2%·18건), 지방주입·흡입(9.5%·14건), 안면윤곽 성형(8.8%·13건) 등도 주요 피해 발생 부위였다. 눈의 경우 52.5%가 비대칭 부작용이었고, 안면윤곽과 코는 각각 38.5%와 38.2%가 비대칭으로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소재지별 피해는 서울·경기와 인천이 각각 71.0%, 12.1%로 수술이 많은 수도권의 피해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에서는 성형외과 밀집 지역인 강남이 80.9%로 대다수였다.

소비자원은 성형수술 전 전문의 여부, 수술 경력, 주요 분야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후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의 여부는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부작용 발생 후 재수술 여부는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후 진행해야 한다. 미용 목적 성형수술은 건강보험 미적용 대상으로 병원마다 수술비가 다르고, 1차 수술 때와 달리 추가 비용을 받는 경우도 있어 충분히 비교한 후 결정해야 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