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어린이들에 자전거 30대 선물했어요”

입력 2015-02-04 02:13
경기도 평택 한광고 학생들이 지난달 19일 캄보디아의 한 시골마을을 방문해 마을 아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광고 제공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한 시골마을. 이 마을에서는 지난달 19일 떠들썩한 행사가 열렸다. 경기도 평택 한광고 학생 20여명이 찾아와 아이들에게 자전거 30대를 선물한 것이다.

한광고 2학년인 박주현(18)군은 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전거를 갖고 마을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기뻐하며 뛰어나왔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박군은 “아이들이 ‘땡큐’라고 거듭 말하는데 정말 뿌듯했다”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한광고 학생들의 캄보디아 방문은 한국구세군이 진행하는 ‘사랑 나눔 프로젝트’가 발단이 됐다. ‘사랑 나눔 프로젝트’는 먼 통학거리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보내주는 캠페인이다. 기부자 1명이 구세군에 1년간 3만6500원을 기부하는 프로젝트로, 기부자 2명만 모이면 현지에서 7만원 정도 하는 자전거 1대를 선물할 수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광고 학생들은 평택 한광여고 학생들과의 연합 봉사 동아리인 ‘레인보우스쿨’ 소속 학생들이다. 레인보우스쿨 회원 중 60여명은 지난해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 나눔 프로젝트’를 알게 됐고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2007년 만들어진 레인보우스쿨 소속 학생은 현재 300여명에 달한다.

레인보우스쿨 지도교사인 윤상용(50) 한광고 교사는 “경기도교육청이 청소년들의 해외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는데, 한광고 아이들이 낸 지원서가 채택돼 한광고 학생들만 캄보디아를 방문했다”며 “방문 비용의 45%는 도교육청이 지원했지만 나머지 비용은 학생들이 부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 다녀온 학생들은 대부분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구세군의 ‘사랑 나눔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다. 2013년 12월 시작된 이 캠페인을 통해 구세군은 지난해에만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자전거 360대를 선물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캄보디아 시골에 사는 아이들 중엔 두세 시간 거리를 걸어서 통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통학거리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선물이다”고 설명했다.

구세군은 ‘사랑 나눔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이들에게 ‘한국구세군 VIP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카드가 있으면 전국 1000여개 영화관에서 30% 할인된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다(02-6364-4072).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