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혐의 부인한 조현아, 납득 못하는 시민들

입력 2015-02-04 02:16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결심 공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건 승무원과 기장 때문이라는 입장도 굽히지 않았다. “죄송하다”는 말 외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던 그는 이날 자정을 넘겨 진행된 공판에서 작심한 듯 사안마다 검찰과 박창진 사무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증인석에 앉은 그는 “발단이 된 마카다미아 서비스는 승무원들의 명백한 매뉴얼 위반”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승무원을 향한 폭언과 폭행은 경솔했다고 하면서도 박 사무장은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흥분 상태여서 비행기가 이동 중인 사실을 몰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비행기를 세우라고 한 것은 비행 시작을 위한 모든 절차를 중지하라는 뜻이었다는 궤변도 늘어놓았다. 비행기를 되돌린 최종 판단은 기장이 했다는 뻔뻔함도 보였다. 오죽했으면 재판부가 “피고인은 ‘내가 왜 여기 앉아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겠는가.

이에 대해 박 사무장은 폭행 당시에 대해 “먹잇감을 찾는 야수”라고 표현하면서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오른 손등을 3∼4회 내리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 전 부사장이 한번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자성의 결과를 찾기 어렵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 수차례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공판으로 이 모두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악어의 눈물’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다시 눈물을 보이며 “어린 두 자녀에게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직접 당사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남은 공판 과정을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