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일단 美·佛 설득

입력 2015-02-03 02:52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오른쪽)과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회담에서 프랑스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 추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프랑스 등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일정을 조정하는 데 동의하고 나섰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으로 이뤄진 채권단 ‘트로이카’에 재협상을 요청하는 대신 새로운 ‘우군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1일(이하 현지시간) 파리를 방문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 회담한 뒤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 추진을 지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팽 장관은 “구제금융 재협상 추진은 정당하다”면서 “구제금융 일정과 조건 재설정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리스의 부채를 탕감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과 관련해 “불황 한복판에 있는 나라를 계속 쥐어짜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그리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프랑스에 이어 영국과 이탈리아를 방문할 예정인 바루파키스 장관은 독일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이자 EU 회원국 가운데 구제금융 이행을 가장 강하게 압박하는 나라다. 그는 “그리스에 엄격한 조건을 부과한 트로이카와의 논의는 의미가 없다”면서 “베를린에 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반(反)긴축 바람이 불고 있는 스페인을 찾아갈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자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트로이카 채권단을 없앨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집행위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는 구제금융에 대해 그리스와 주요 채권국들이 직접 협상하는 형태로 논의의 틀이 달라질 것임을 시사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