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먼저 회동을 제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당 대표가 먼저 하는 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무성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충분히 대화하면 (갈등은) 해결할 수 있다”면서도 “할 말은 누구에게나 한다”고 했다. 다음은 유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인적쇄신의 대상으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서관 3인방을 직접 거론할 생각은 없나.
“인적쇄신에 대해선 더 이상 이야기 안 하겠다. 국민들이 원하는 게 있고, 실망한 부분이 있다. 인적쇄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굉장히 강하다. 국민 눈높이를 충분히 감안한 수준의 과감한 인적쇄신이 됐으면 좋겠다.”
-개헌과 증세, 복지에 대한 입장이 청와대와 달라 당청 갈등이 조기에 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분명히 이야기하는데 지난 2년 동안 유지해 왔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유지하려면 세금을 올리면 안 된다. 그런데 담뱃세 인상,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등 세금을 올려놓고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하니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는 가능하지 않다.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축소로는 부족한 세수를 메울 수 없다. 이제는 국민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세금을 올릴 건지, 복지를 줄일 건지,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당장 증세하자는 게 아니다. 세금과 복지에 대해 논의를 해보는 기구를 만들어서 당내 전문가들을 모아 당의 입장을 정리하자는 게 내 생각이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개헌 문제를 친박, 비박 간 계파 문제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됐고 부끄러운 일이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언제까지 해내라든지, 개헌의 ‘개’자도 꺼내지 말라는 식의 주장은 모두 문제가 있다. 개헌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청와대가 개헌 불가, 증세 없는 복지를 계속 주장한다면.
“그렇게 나오든 안 나오든 청와대와 계속 이야기해 보겠다.”
-대통령에게 회동을 먼저 제안할 생각은 없나.
“그 문제는 당 대표가 먼저 하는 게 좋겠다. 나는 청와대 비서실장이든 수석비서관이든 장관이든 긴밀하게 협의하면 된다. 그동안 당 대표와 대통령 간 정례회동이 없었고 제대로 된 일대일 회동이 없었다. 오는 8일이면 야당 전당대회 결과도 나오기 때문에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자연스럽게 같이 만나게 되지 않겠나.”
-국무위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것은 어떻게 보나.
“어떻게 보면 작은 일인데 이럴 때 대통령한테 부담이 안 됐으면 좋겠다. 선거 끝난 지금도 대통령이 경선에 영향력을 미치거나 개입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확신한다. 작은 문제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주위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때 잘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청와대 조윤선 정무수석 통해 축하 전화 받았는데 섭섭하지 않나.
“섭섭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조 수석이 ‘원내대표가 바뀌어서 청와대도, 정부도 긴장한다’고 하길래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 조 수석에게 ‘당정청 간에 충분히 의견을 조율하고 결론을 도출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 생신 축하한다’는 말씀 전하라고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입장은.
“4월 안에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 단일안을 만들기 전에 공무원들의 걱정을 충분히 듣고 우려를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총선이 가까워올수록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을 제시했다고 본다.”
-김 대표도 ‘할 말 하는 관계’의 대상인가.
“김 대표와는 지난 15년 동안 같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사전에 상의할 수 있고 갈등이 있을 이유가 없다. 어떤 것이든 중요한 일은 정부와 청와대는 물론 당 대표와도 충분히 상의를 하겠다. 김 대표는 나와 한 식구다. 충분히 대화하면 (갈등은) 해결할 수 있다. 할 말은 누구에게나 한다.”
-영남 지도부로 총선 승리 어렵다는 시각 있다.
“수도권 시민들이 투표할 때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지역을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 사람들이 모여서 서민들을 위해 한 게 뭐가 있나 그것을 본다고 생각한다. 수도권 민심 잘 아는 원유철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모셨다. 정책위를 확대해 바로 총선 준비에 들어가겠다.”
-대권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은 원내대표를 잘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민생 정책에서 확실한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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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3 02:11 수정 2015-02-03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