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에 비주류의 3선 유승민 의원이 선출됨에 따라 당청관계에 거대한 격랑이 예상된다. 청와대가 우위에 있던 기존 당청관계의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당과 청와대가 주도권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일 경우 당청관계는 긴장과 충돌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주장까지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국회에서 2일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유승민·원유철 의원 조가 84표를 얻어 65표에 그친 이주영·홍문종 의원 조를 눌렀다. 이에 따라 신임 정책위의장에 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이자 역시 비박(비박근혜)으로 분류되는 4선의 원 의원이 뽑혔다.
유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와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와 다른 길을 갈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들이 실망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가 국민 눈높이를 감안한 수준의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의 거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박근혜정부의 기조인 ‘증세 없는 복지’와 관련해 “현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한 기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세금과 복지에 대해 논의할 기구를 당내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선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조차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개헌 논의 착수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이 다르다면 끝까지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라는 ‘비주류 투톱’ 체제가 등장함에 따라 여권을 호령했던 친박(친박근혜)은 궁지에 몰렸다. 김 대표의 수첩 파동 때 등장했던 이니셜인 비주류 ‘K(김무성)·Y(유승민)’ 라인이 당 지도부를 장악한 것이다.
친박은 원내대표 경선 투표장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배지가 있는 국무위원을 총출동시켰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대통령이 63세 생일날 원치 않았던 생일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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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3 03:22 수정 2015-02-03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