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프리미엄 제품이었다. 제조사의 역량을 집중해 가장 뛰어난 하드웨어 사양을 갖췄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번엔 어떤 새로운 기능이 들어갔는지, 얼마나 가동 속도가 빨라졌는지를 보며 지갑을 열까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어느새 스마트폰 사양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몇 년 전에 나온 스마트폰이나 새로 나온 제품이나 구동하는데 큰 속도차이를 체감하기 힘들어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디자인과 가격이다.
◇가장 가벼운 갤럭시=갤럭시A5를 처음 만지면 이질적인 두 가지 느낌이 동시에 다가온다. 금속 재질이 주는 차가움, 견고함이 첫 번째고 금속인데도 가볍다는 게 두 번째다. 갤럭시A5는 무게가 123g에 불과하다. 두께도 6.7㎜로 얇다. 두께 6.9㎜, 무게 129g인 아이폰6보다 얇고 가볍다. 갤럭시A5의 두께와 무게는 손에 쥐었을 때 가장 좋은 느낌을 줄 정도로 맞춰져 있다. 테두리뿐만 아니라 후면 배터리 커버까지 금속으로 돼 있어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준다.
지난해 구입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지인에게 갤럭시A5를 보여주자 “가볍고 예쁘다”면서 “갤럭시A5로 바꾸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 웹서핑, 간단한 게임 정도가 전부라 고사양 제품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지금 쓰는 건 무겁고 디자인이 별로라는 말도 덧붙였다.
갤럭시A5의 출고가는 48만4000원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월 3만5000원짜리 LTE35 요금제로 2년 약정하면 보조금을 25만원 지급한다.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해도 높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서 구매 시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다수를 만족 시키는 사양=갤럭시A5의 하드웨어 사양은 최상급은 아니다. 하드웨어에 욕심이 많은 사용자들에겐 분명 부족한 면이 있다. QHD 해상도를 갖춘 제품까지 나온 마당에 HD급 해상도의 갤럭시A5에게는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에서 해상도 차이를 체감할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게임, 웹서핑, 동영상 감상 등 대부분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하는 것들을 갤럭시A5로 하니 해상도는 별다른 문제로 느껴지지 않았다.
해상도를 낮춤으로써 얻는 이득도 있었다. 갤럭시A5는 1.2㎓ 쿼드코어 애플리이케이션 프로세서(AP)와 2GB 메모리, 2300㎃h 배터리 용량 등을 갖췄다. 이 정도 사양에 해상도가 높으면 배터리 소모가 많고 스마트폰의 전체적인 가동 속도도 떨어진다. 하지만 갤럭시A5는 빠릿빠릿하게 작동했다. 적당한 사양을 갖추고, 운영체제(OS)를 최적화하는데 공을 들인 덕분이다.
기존 제품보다 좋아진 부분도 있다. 갤럭시A5의 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다. 갤럭시 시리즈 중에 가장 높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5의 강점으로 ‘셀피’(자기 사진을 촬영하는 것)를 꼽고 있다. 재미있는 기능이 여러 가지 들어있다. 셔터를 누를 필요 없이 손바닥을 펼치고 있으면 사진이 찍힌다. 촬영하면서 사진을 보정해주는 ‘뷰티 페이스’ 기능은 잡티 제거뿐만 아니라 얼굴을 갸름하게 하고, 눈을 크게 만들어주는 것까지 추가했다. 너무 과하게 적용하면 원래 얼굴을 구별 못할 정도로 효과가 확실했다. 예전에 나왔던 중저가 제품이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지 않은 계층을 대상으로 구색만 맞춘 제품이었다면 갤럭시A5는 특별히 고사양이 필요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용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성능 평준화… 스마트폰, 이젠 디자인이다
입력 2015-02-04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