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조교에 ‘이∼잉’… 힘들다고 ‘엉엉’… 女연예인 ‘떼쓰는 軍생활’ 눈살

입력 2015-02-03 02:35
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의 내무반 에피소드에서 강예원(왼쪽)이 소대장의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고 벌점을 받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MBC 화면 캡처

[친절한 쿡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 2기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출연자의 태도 논란입니다. 지난해 여름 여군특집 1기에서 개그우먼 맹승지(27)가 그랬던 것처럼 적응에 실패한 출연자를 향해 야유가 쏟아집니다. 이번에는 여배우 강예원(35)입니다.

논산훈련소 입소 첫날 내무반 에피소드를 다룬 지난 1일 방송부터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출연자들은 소대장으로부터 10분 안에 명찰을 바느질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력이 좋지 않은 강예원에겐 쉽지 않았습니다. 강예원은 돋보기 안경을 쓰고 나섰지만 바늘에 실을 꿰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출연자 8명 가운데 강예원만 실패했죠.

강예원은 명찰을 찢는 실수까지 저질렀습니다. 소대장은 보급품 훼손을 이유로 강예원에게 벌점을 부과했습니다. 출연자들은 여군 부사관을 목표로 입소했습니다. 벌점을 쌓아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부사관 자격을 상실해 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할 수 있습니다. 강예원은 설움이 북받쳤는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지난 25일 첫 방송부터 유독 눈물이 많았던 강예원입니다. 군 생활이 눈물을 쏙 뺄 만큼 고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받아들인 듯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강예원은 “이게 다큐멘터리지 무슨 예능이냐”고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진짜사나이’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리얼 입대 프로젝트’로 규정했습니다. 강예원이 속내를 드러낸 순간 방송과 현실의 벽이 무너졌습니다. 출연자들은 병역 의무를 위해 입소한 훈련병이나 부사관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진짜 여군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2일까지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강예원 하차 요구는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폐지 여론으로 이어졌습니다. 국방과 안보는 예능프로그램의 설정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다시 쏟아졌습니다. 현역 군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가수 혜리가 조교 앞에서 ‘잉잉’거렸던 애교나 강예원이 소대장 앞에서 ‘징징’거렸던 투정은 군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김모 병장의 총기난사, 윤모 일병 집단구타 사망사건 등 군 생활의 어두운 면을 웃음거리로 가린다’ ‘여자 연예인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관찰하는 관음적 설정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출연자들은 군대를 체험하고 본업으로 돌아가면 그만입니다. 진짜 군인들은 그럴 수 없죠. 복무만기일까지 남아야 합니다. 방송으로는 좁힐 수 없는 현실과의 괴리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