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지방으로 옮겨가게 된 공기업의 직원들은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족 모두가 이주하기도 어렵고 주말부부·이산가족 생활을 견디기도 힘들어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도 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지방 이전이 좋은 점도 있다. 신영증권은 2일 보고서에서 에너지 공기업들이 본사 이전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과 기존 본사 부지 매각 차익으로 올해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배당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공기업 중 한국전력과 한전KPS는 전남 나주, 한국가스공사는 대구로 이전했고, 한전기술도 오는 5월 경북 김천으로 옮길 예정이다.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본사 이전비율(이전인원/전체인원)에 따라 2015∼2019년 법인세를 감면받고, 기존 본사 부지 매각으로 인한 차익도 얻는다.
신영증권이 이 같은 본사 이전 혜택을 계량화해 기업가치 증가분을 추정한 결과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현대차그룹에 10조5500억원에 매각한 한전이 4056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가스공사(1313억원), 한전기술(1183억원), 한전KPS(14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대비 기업가치 증가분의 비중은 한전기술이 7.1%로 가장 크고 가스공사(3.2%), 한전(1.5%), 한전KPS(0.4%) 순이었다.
신영증권 황창석 연구원은 “올해 이들 에너지 공기업의 합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11.9%의 순이익 증가가 본사 이전 혜택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배당수익률도 2.6∼4.4%의 준수한 수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비즈카페] 지방 이전 에너지 공기업 기업가치 쑥
입력 2015-02-03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