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이 2일(한국시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Super bowl)로 들썩였다. 무려 1억 명이 넘는 시청자가 TV 앞에서 슈퍼볼에 열광했다. 경기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대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뉴잉글랜드 네 번째 정상=뉴잉글랜드는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피닉스대학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49회 슈퍼볼에서 4쿼터 막판 신인 세이프티 말콤 버틀러의 극적인 인터셉션에 힘입어 시애틀을 28대 24(0-0 14-14 0-10 14-0)로 누르고 10년 만에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되찾았다.
이로써 뉴잉글랜드는 2002년, 2004∼2005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슈퍼볼 정상에 올랐다. 반면 2004∼2005년 뉴잉글랜드 이후 NFL 역대 여덟 번째로 2연패에 도전했던 ‘디펜딩 챔피언’ 시애틀은 경기 종료 막판 역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쿼터백 러셀 윌슨의 패스가 가로채기를 당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미국의 연인’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는 터치다운 패스 4개를 성공시켜 2002년과 2004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슈퍼볼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또 조 몬태나, 테리 브래드쇼와 함께 최다 우승(4회)을 기록한 쿼터백이 됐다. 브래디는 50차례 패스를 시도해 37번을 정확하게 찔러 넣어 328 패싱 야드를 기록했다. 슈퍼볼 사상 최다 패스 성공 기록이다.
NFL 최고의 팀을 가리는 자리인 만큼 경기는 접전이었다. 양 팀은 전반을 14-14 동점으로 마쳤다. 3쿼터는 시애틀의 분위기였다. 시애틀은 3쿼터 3분 41초에 필드골로 3점을 얻은데 이어 10분 6초에는 윌슨의 3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24-14, 10점 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뉴잉글랜드는 4쿼터 대반격에 나서 기어이 역전승을 일궈냈다. 4쿼터 7분 5초에 브래디의 4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점수 차를 3점으로 좁힌 뉴잉글랜드는 경기 종료 2분 2초를 남겨두고 브래디가 또 한 번 터치다운 패스를 뿌려 뒤집기에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슈퍼볼 가세=미국인들은 슈퍼볼이 열리는 일요일을 ‘슈퍼볼 선데이’라고 부른다. 경기장에 직접 가지 못한 많은 미국인은 집에서 맥주와 피자 등을 먹고 마시면서 TV로 슈퍼볼을 시청했다.
슈퍼볼 당일 음식 소비량을 보면 맥주 3억2500만 갤런(12억3000만ℓ), 피자 400만개, 치킨 윙 10억 개, 감자칩 1120만 파운드(5080t), 팝콘이 380만 파운드(1723t)에 달했다. 지난해 슈퍼볼 시청자 수가 1억1220만 명이었다. 슈퍼볼이 열린 피닉스대학 주경기장(7만2000명 수용)의 입장권 가격은 2800달러(308만원)에서 1만3000달러(1430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대형 스타들의 빅 무대가 된 하프타임 쇼에는 유명 여가수 케이티 페리가 나왔다.
슈퍼볼 인기몰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가세했다. 그는 슈퍼볼 개막을 수 시간 앞두고 직접 백악관 주방에 나와 NBC 방송과 깜짝 인터뷰를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정원에서 모은 꿀을 넣어 직접 만든 수제 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올해 특별히 응원하는 팀은 없지만 맥주와 함께 칩, 치킨 윙 등을 먹으며 경기를 즐길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종료 2분 2초前, ‘슈퍼볼’ 뒤집히다
입력 2015-02-03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