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비주류인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당선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내각에 대한 경고 의미를 갖는다.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집권여당 의원들까지 작금의 국정운영에 불만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어설픈 정책, 인사 실패, 소통 부재에 대해 당이 제대로 목소리 낼 것을 주문한 셈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하루빨리 발상의 대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경선을 계기로 우선 포용 정치, 덧셈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친박 주류는 지난해 이후 새누리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대표 경선, 원내대표 경선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대통령에 대한 여당 내 견제 목소리가 높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친박과 측근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어 왔다. 이는 인사 실패와 소통 부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지금부터라도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회의장과 당 지도부가 모두 비박으로 짜였기 때문에 이들과 공조하지 않으면 당청 및 당정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내각에 친박 삼두마차(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를 앞세웠다고 안심하면 금물이다. 여당과 국회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 집권 3년차 주요 국정 과제인 경제 활성화, 4대 구조개혁, 통일 준비는 한 발짝도 진전시키기 어렵다. 유 원내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당·정·청의 ‘찹쌀떡 공조’를 다짐한 만큼 이번 기회에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유 원내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그동안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데 치중했으나 앞으로는 김무성 대표와 손잡고 국정을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은 말할 것도 없고 새누리당 내 친박 세력 및 야당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원내대표 경선 때 공약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을 과감하게 변화시키고 개혁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자신과 당의 선명성을 지키고자 청와대와 지나치게 차별화를 시도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
[사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친박·측근정치 경계했다
입력 2015-02-03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