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강민지(가명·20)씨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지체장애 동생까지 돌보면서 힘겹게 살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지만, 동생 치료비를 대느라 자신의 건강을 돌볼 생각조차 못하는 형편이다. 앞니가 썩어 빼야 했지만 돈이 없어 의치를 새로 박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을 시기에 이가 빠진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씨는 속상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희망은 어디서나 솟아나는 법. 강씨의 딱한 고민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의 ‘희망드림 프로젝트’에 포착되었고, 치과 치료비를 모두 지원받게 됐다.
강씨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건강도 나빠졌고, 그동안 빠진 이 때문에 미관도 좋지 않아 학교 다니는데 걱정이 많았다”며 “이제는 더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사회생활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어렵고 소외된 소년소녀가장들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주농협 희망드림’ 프로젝트는 주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소년소녀가장들이 대부분이다. 대학등록금·주택임차금·의료비·가족여행비 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이루고 싶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윤효지(가명·18)양도 친척 도움으로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를 구입했지만 화장실도 샤워시설도 없어 불편을 겪다가 이 프로젝트 덕에 꿈같은 화장실과 주방을 얻게 됐다.
이 프로젝트의 연간 사업예산은 임직원 모금액 1억원. 읍·면·동사무소와 사회시설 등의 추천을 접수해 지원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가구당 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 과거 일방적 지원에서 탈피해 대상자가 꼭 필요한 것, 이루고 싶은 것을 콕 찍어 지원해주는 형태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2006년 제주농협행복나눔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임직원 기부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연간 모금액은 2억500만원으로 누계금액도 14억2000만원에 이른다.
청소년들의 창의적 체험활동 지원도 활발하다. 특히 어린이 체험교실을 운영해 자칫 소외되기 쉬운 저소득층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매년 어린이날 축제, 제주학생문화 축제, 제주 장애인의 날 교육기부 행사 등에 참여해 기부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도내 복지단체와 협약을 맺고 결식학생 급식비 지원, 신부전증 환자 지원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탈북주민 모임인 하나센터에 교육용 차량을 기부하기도 했다.
강덕재 농협 제주지역본부장은 “사회공헌활동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지원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소년소녀 가장돕기-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치아 치료·집 수리 등 형편 따라 콕 찍어 ‘맞춤 지원’
입력 2015-02-03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