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에게… 눈과 귀가 빠져들다

입력 2015-02-04 02:53
영화 '블랙버드' 한 장면.
영화 '갓 헬프 더 걸' 한 장면.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비긴 어게인’을 잇는 음악영화 두 편이 관객들을 손짓한다. ‘원스’(2006)에 이어 존 카니 감독이 다시 선보인 ‘비긴 어게인’은 34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역대 다양성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 치웠다. 아름다운 선율로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아트버스터’(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예술영화) 열풍에 한몫을 했다.

지난달 28일 개봉된 ‘블랙버드’(원제 Beyond The Lights)는 ‘비긴 어게인’의 바통을 이어받아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화다. 경찰관이 스타 가수를 지켜보며 보호한다는 설정은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보디가드’(1992)와 비슷하다. ‘블랙버드’는 섹시 디바로 주목받으며 화려한 데뷔를 앞둔 노니(구구 바샤-로)의 얘기다. 화려함으로 포장된 삶에 지친 노니는 자살까지 시도하지만 젊은 경찰관 카즈(네이트 파커)의 도움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아 한걸음 나아간다.

자신의 심경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 틈틈이 가사도 써뒀지만 꺼내보지도 못하고 상자 안에 담아두기만 하는 노니. 전반부에는 팝가수 비욘세를 떠올릴 정도로 섹시하고 파워 넘치는 노니가 화려한 의상과 조명이 갖춰진 무대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로 눈을 즐겁게 한다. 후반부에는 인조손톱과 가발을 떼고 화장기 없는 민낯에 자연산 곱슬머리를 한 노니가 무반주 상태에서 부르는 노래 ‘블랙버드’가 울림을 전한다. 15세 관람가. 116분.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7인조 모던록 그룹 ‘벨 앤 세바스찬’의 리더 스튜어트 머독이 연출한 ‘갓 헬프 더 걸’은 한 편의 동화 같은 음악영화다. 서정적이고 섬세한 멜로디와 일상적인 내용의 가사가 어우러진 음악으로 사랑받은 ‘벨 앤 세바스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말랑말랑한 멜로디를 스크린에 펼쳐놓는다. 방황하던 소녀 이브가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자신이 정말 잘하고 원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라는 것을 깨닫는 성장기를 담고 있다. ‘벨 앤 세바스찬’은 오는 12일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1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11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