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보건소 금연클리닉 신규 등록자 15만명 돌파

입력 2015-02-02 02:56

담뱃값이 2000원 오른 지 한 달이 됐다. 금연 클리닉을 찾는 발길이 급증한 반면 전면적인 금연정책 시행에 일부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국산 담배의 시장점유율은 29년 만에 외국산 담배보다 낮아졌다.

보건복지부는 1월 한 달간 전국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 신규 등록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등록자(4만명)보다 3.5배나 늘었다. 10만명 돌파 시점도 지난해보다 두 달 이상 빠르다.

담배 판매량도 급감했다. 지난달 1∼25일 담배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시기보다 30∼40%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주인은 “담뱃값 인상 전에 담배 손님이 하루 평균 100명 왔다면 지금은 40명도 안 된다”고 했다.

담뱃값을 늦게 올린 외국산 담배의 ‘시간차 마케팅’에 밀려 KT&G의 시장점유율은 40%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 편의점 기업이 지난달 1∼29일 매출을 기준으로 담배 제조사별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KT&G는 43.2%에 그쳤다. 이어 필립모리스(24.4%), BAT(23.4%), JTI(9%) 등의 순이었다. 외국산 담배 점유율을 합하면 56.8%다. 국산 담배 점유율이 외국산에 뒤진 건 필립모리스의 ‘말보로'가 상륙한 1986년 이후 29년 만이다.

흡연자가 자주 찾는 커피전문점, PC방 등은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커피·호프집 운영자 노모(58)씨는 “매출이 1월 1일부터 딱 절반으로 줄었다. 그나마 1월 중순 흡연실을 마련하고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20∼30% 감소하는 수준으로 나아졌다”고 했다. 서울 목동의 한 PC방 주인은 “최근 2년간 평균치와 비교해 매출이 50%가량 줄었다. 특히 성인 손님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공동 흡연실을 설치하는 등 이른바 ‘흡연 마케팅’으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순대볶음집 18곳이 밀집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순대타운 상인들은 200만원을 공동 투자해 건물 4층 복도 끝에 공동 흡연실을 설치했다. 이곳에서 ‘미자네’를 운영하는 우모(68) 사장은 “‘흡연실 완비’ 광고판을 곧 만들어 붙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