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서 탈모 치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올해만은 탈모탈출에 성공하겠다며 새 마음 새 뜻으로 탈모 치료를 결심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막상 증상을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해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드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미루지 않고 조금만 더 일찍 병원을 찾았다면 좀 더 좋은 효과를 보았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실제 한 통계에 따르면, 탈모 환자들이 증상을 인식하고 병원을 찾는 데까지는 평균 41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탈모 방지 샴푸, 발모팩 등 의학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것이다.
환자들이 보기에는 똑같이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지만, 사실 탈모는 원인과 유형이 다양한 피부 질환이다. 전체 탈모 유형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과 DHT, 2가지 원인이 동시에 작용해 발생한다. DHT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특정 효소에 의해 변환된 물질로, 유전적으로 이에 민감할 경우 모낭 위축에 따른 모발의 연모화가 진행되어 결국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가장 기본이 되는 탈모 치료는 원인 물질인 DHT를 억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의학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DHT억제제에는 먹는 치료제가 있다. 먹는 치료제는 장기 임상 연구를 통해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했으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초기 탈모의 경우 먹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만으로 탈모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이와 함께 두피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있는 바르는 약을 사용하면 더욱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복용 3개월 시점에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1년이 경과 시점에서 극대화 된다. 따라서 복용 초기에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최소 3개월은 꾸준히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만약 장기 복용 후에도 탈모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중증 이상의 탈모를 가지고 있다면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후두부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로 한 번 이식한 모발은 영구히 보존된다는 장점이 있다. 단 이식할 수 있는 모발의 개수가 한정적이며 수술만으로 탈모 진행이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2차 수술 가능성을 고려해 모낭을 채취하고, 수술 후 추가적인 탈모 진행을 막기 위해 먹는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처럼, 무슨 일이든지 올바른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 치료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지하기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검진하고 올바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홍남수 원장 듀오피부과
[건강 나침반] ‘탈모 극복’, 첫 단추를 잘 꿰야하듯이 전문의 상담-진단이 중요
입력 2015-01-31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