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IS, 美 우방까지 적 간주… 전 세계로 공포 확산

입력 2015-02-02 02:19 수정 2015-02-02 09:00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인질 참수와 테러 행위가 이어지면서 국제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IS의 최근 발호 지역이 예전보다 넓어졌고, 테러 수법의 잔혹성이 강해졌으며, 희생자가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IS가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대중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내부를 단합하기 위한 수단으로 잔혹성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AFP통신에 따르면 IS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1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이후 IS에 의해 살해된 외국인 인질은 8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인질공개-참수예고-석방조건 제시-참수 동영상 공개’ 등의 수순으로 서방사회와 피 말리는 심리전을 전개했고, 결국 처참한 시신을 공개하는 것으로 공포심을 극대화했다.

이전까지 IS 인질들은 미국이나 유럽 출신이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삼았다.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우방국가도 적(敵)으로 간주했고, 더 크게는 비이슬람권 전체를 적대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인과 요르단군 조종사를 인질 삼아 요르단에 수감된 테러범을 석방하라는 ‘맞교환’ 조건을 새롭게 내세운 것은 달라진 모습이다. 아랍사회 내부 및 동맹국들 간에 반목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식 전투가 아닌 ‘IS발(發) 소규모 테러’가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확산되기 시작한 게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30일 파키스탄에서는 IS 지지를 선언한 수니파 무장단체 ‘준둘라’가 시아파 사원을 폭탄으로 공격, 61명이 사망했다. 그 하루 전에는 IS에 충성을 맹세한 단체 ‘시나이 지방’이 이집트 군 기지와 검문소, 경찰서 등을 공격해 40명이 사망했다. 28일에는 IS 리비아 지부를 자처하는 세력이 트리폴리의 유명 호텔에서 총을 난사해 외국인 등 10명이 숨졌다.

세 곳의 테러는 IS 추종세력이 전 세계 곳곳에서 계속 생겨나고 있고, 이들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테러를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31일 “IS 추종세력과의 싸움이 길고 또 험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S는 최근 시리아의 요충지인 코바니를 빼앗겼다. 또 IS가 지난해 6월부터 장악해온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탈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이렇듯 IS가 정규전에서 잇따라 열세에 놓이면서 향후 테러와 게릴라전, 인질극, 참수 등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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