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함께 의논하고…. 나중에 취직하면 교회에서 받은 도움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최근 예고 없이 찾아간 기자에게 김이삭(25·고려대 식품영양학과3)씨는 즐거운 표정으로 학사관 생활의 장점을 소개했다. 김씨가 생활하는 서울 송파구 마천로 창조교회의 ‘창조학사’. 널려 있는 책과 옷가지 등으로 어지러운 2인 1실의 방은 보통 하숙집과 다름이 없었다.
창조교회는 2013년 2월 교회건축도 미루고 이곳 4층 다세대주택을 매입했다. 1·2층에 방 14개를 만들어 28명의 지방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게 했다. 창조교회는 1998년부터 다세대주택 등을 임대해 창조학사를 운영해오다 처음으로 자체 건물을 확보했다. 이곳 학생들은 신앙생활을 함께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말연시에 독거노인 등을 찾아가 생활필수품을 전달하고 청소를 하며 봉사활동도 벌인다. 선후배간 우정이 돈독해 매년 5월 첫째 주 홈커밍데이 행사도 갖고 있다. 그동안 거쳐 간 학생은 600여명으로 법조인과 의사, 교사, 목회자 등 사회의 든든한 일꾼으로 성장했다. 창조교회는 매달 마지막 주 헌신예배 헌금을 이곳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교회와 기독단체가 운영하는 학사관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면서 타지로 유학 온 대학생들의 주거비용이 크게 늘어났지만 교회 학사관은 저렴한 데다 신앙지도와 함께 장학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입장에서도 신앙지도를 통해 건강한 크리스천 사회인을 키워내는 보람이 적지 않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본부에서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로 인우학사는 60년 전통을 자랑하며 최대 150여명이 생활할 수 있다. 기감 본부는 여학생 전용인 명덕학사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가 운영하는 명성장학관은 전국 6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어 규모면에서 교계 최대다. 서울명성장학관에는 100여명이 한솥밥을 먹으며 공부하고 있다. 부산 광주 대구 전주 순천 등 5곳의 학사관에도 모두 150여명의 학생들이 숙식을 제공받고 있다.
서울 산정현교회는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로에 5개의 방을 갖춘 학사관을 새로 만들었다. 8명의 학생을 모집 중이며 수도세와 전기세 외에는 무료다. 서울 홍익대 인근에 있는 서현교회의 서현학사는 생활에 필요한 가재도구와 가전제품들을 갖춘 방 18개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 도마동 서대전중앙교회는 미자립교회 교역자 자녀를 위한 무료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충북대와 10분 거리에 있는 청주 강서교회도 지난해 선교봉사관(학사관)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가스비와 전기세를 제외하고 월 1만원의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전상업 창조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학생들을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키우는 것은 한국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교회서 받은 사랑 세상에 갚아야죠”… ‘교회 학사관’ 지방 학생에 인기
입력 2015-02-02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