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사령탑이 2일 결정된다. 이주영 의원과 유승민 의원의 맞대결로 치러지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당청관계는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 의원은 ‘원만한 소통’에, 유 의원은 ‘당 중심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두 의원은 선거를 하루 앞둔 1일 각각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판 표심 몰이에 나섰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대통령을 밀쳐내는 것은 위기 극복이 아니다”면서 “당청이 단결하면 총선에서 필승하고 대립각을 세우고 파열음을 내면 필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꼽혔지만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은 유 의원을 겨냥한 듯 “당정청의 원활한 소통과 유기적 화합으로 힘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은 현재 정치 상황을 ‘전시(戰時)’라고 규정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변화의 리더십’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갖고 “대다수 의원 민심은 지금 이대로는 안 되고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당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유 의원 측 정책위의장 후보인 원유철 의원은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을 잘 조정해서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고 했다.
당청관계나 증세 논란 등 현안에서 두 의원은 ‘친박 대 비박’으로 색깔이 갈리는 만큼 누가 되느냐에 따라 집권 3년차 박근혜정부의 향후 국정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집권 이후 최저치인 20%대로 추락하면서 여권 내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이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만큼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거꾸로 친박의 세 결집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가 국무위원으로 차출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친박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염두에 두고 국무회의 일정을 2일에서 3일 오후로 조정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답변드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박 대통령께서 혹시라도 오해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당사에서 마주친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 홍문종 의원을 향해 “청와대 좀 그만 팔라”면서 뼈있는 농담을 던졌고, 홍 의원은 웃으면서 “청와대를 판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당내 4분의 3을 넘는 초·재선 의원들 민심 또한 핵심변수로 꼽힌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들 표심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에 따라 사실상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양측은 모두 ‘부동층 표심’을 잡았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여전히 판세는 안갯속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의원들은 속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골치 아픈 유권자”라고 평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안정 속 상생? 당 중심 변혁? 당·청 갈림길
입력 2015-02-02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