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도입 23년만에… 잠수함사령부 떴다

입력 2015-02-02 02:42

국가 전략무기인 잠수함의 작전과 교육훈련, 정비 등을 지휘하는 잠수함사령부가 1일 창설됐다. 해군이 1992년 우리나라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독일로부터 인수한 지 23년 만이다. 해군은 “기존 제9잠수함전단을 모체로 진해에 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됐다”며 “앞으로 잠수함 전투준비태세와 작전은 해군작전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잠수함사령관이 모두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잠수함사령부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대북한 억지력 강화 및 효율적인 작전 수행=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됨에 따라 대북한 억지력이 강화되고 잠수함 작전의 효율성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군이 ‘9잠수함전단’을 ‘잠수함사령부’로 확대 개편한 것은 전략무기체계인 잠수함의 운용을 보다 공세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잠수함은 은밀하게 적의 영해 깊숙이 침투해 적의 코앞에서 핵심 시설들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체계다. 은밀성과 기습성을 지녀 선제공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도발 시 보복 타격을 가할 수도 있어 적의 도발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 주요 항만에 대한 기뢰살포작전 등을 통해 유사시 적 항구를 무력화하는 역할도 한다. 해군 214급 잠수함에는 사거리 500㎞의 한국형 토마호크 미사일 ‘천룡’이 탑재될 수도 있어 북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잠수함 작전은 해군작전사령관이 지휘하고 정비는 군수사령관이 담당하는 이원화 체제로 운용돼 왔다. 이제부터는 잠수함사령부가 작전과 정비, 교육과 훈련, 잠수함 승조원 양성과 보수 교육, 잠수함 전비태세 등을 통합 운용하게 돼 잠수함 작전의 완전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사령부는 앞으로 해상교통로 보호와 대북 대비태세 유지, 유사시 적의 핵심 전략목표 타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창설식은 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진해에서 열린다.

◇남북한 잠수함 전력, 북한 수적으로 앞서=현재 해군은 209급(1200t급) 9척과 214급(1800t급) 4척 등 13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해군은 2020년대에는 수직발사대에서 잠대지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000t급 잠수함 9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또 올해 말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완공되면 제주도에도 잠수함을 배치할 예정이다. 우리 군은 잠수함을 운용한 지 5년 만에 태평양을 단독 횡단하고 1999년에는 미국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환태평양훈련(RIMPACT)에서 어뢰 1발로 미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호를 격침시키는 등 각종 해외 훈련에서 우수한 작전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잠수함을 운용해온 북한은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과 상어급, 유고급 등 잠수함·잠수정 7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수적으로는 우리 해군을 앞지르고 있고 운용 경험도 30년 앞섰다. 하지만 성능면에서는 우리 군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동해안에 차호·마양도·퇴조 기지를, 서해안에 서해함대사령부와 비파곶, 해주 등 6곳의 잠수함 기지를 갖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잠수함 보유국인 미국은 원자력 잠수함 70여척를 갖고 있으며 신형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중국은 디젤·원자력 잠수함 7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