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기면 해결보다 해체를 선택하는 정부답게… 참 일관성 있다. XX들.’
당신이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긴다면 팔로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말투에 욕설이 섞인 글은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이 당신의 다른 글도 읽으려고 팔로잉(일종의 친구 맺기)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글은 한 차례 리트윗(전파)될 확률도 더 높았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황현정(32)씨는 최근 팔로어를 1만명 이상 가진 트위터 이용자 326명의 트위터 글 2만16개를 조사해 ‘누가 어떻게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가’란 석사논문을 발표하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트위터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황씨는 내 글을 구독하는 팔로어를 늘리려면 반말로, 내 글이 두 차례 이상 리트윗돼 널리 퍼지길 원한다면 존댓말로 글을 쓰는 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또 트위터는 남성 위주의 공간이어서 유명인이 아닌 이상 여성이 ‘트위터 스타’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한 입으로 두 말 할 줄 알아야 대한민국 일등 정치인!’ 이런 독설로 유명한 트위터 이용자는 강한 주장을 담은 반말투의 글을 수시로 올린다. 그의 팔로어는 지난해 10월 26만명에서 석 달 만에 5000명 이상 느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글의 조립형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는… 에코시스템 선점에 도움이 될 겁니다.’ 이렇게 존댓말로 글을 쓰는 IT 전문가는 위의 독설가 못지않게 유명한 트위터 인사지만, 같은 기간 팔로어가 350여명 줄었다. 황씨는 이런 사례를 종합한 결과 “예의바른 글쓰기보다 반말을 통한 강한 주장이 트위터에서 주목받는 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런 주목이 ‘공감’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내 글을 다른 사람이 퍼 나르는 리트윗 추이는 정반대 경향을 보였다. 반말과 욕설은 한 차례 리트윗될 가능성을 높일 뿐 지속적인 공감대를 얻진 못했다. 반면 ‘이 세상 기댈 곳 하나 없고 맘 줄 곳 하나 없어도… 김장훈의 신곡 ‘살고 싶다’ 신청해주세요’라고 올린 글은 443회나 리트윗되는 식이었다.
이용자의 80%가 남성이다 보니 여성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황씨가 분석한 한 여성 이용자는 직접 5만여명을 팔로잉하며 상대방의 ‘맞팔로잉’을 유도했다. 처음엔 팔로어가 늘었지만 주로 신변과 일상에 대한 그의 글은 남성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갈수록 감소했다.
황씨는 “트위터는 인터넷의 익명성과 비익명성의 중간 지대에 있는 서비스”라며 “오프라인의 유명세보다 메시지 작성 방법과 꾸준한 생산 능력이 트위터 세계의 리더가 되도록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
[기획] 반말과 존댓말 사이… 트위터 스타 되는 법
입력 2015-02-02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