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의 ‘사랑의온도탑’ 수은주가 올해도 100도를 넘었다. 마지막 날 100도를 지나 최종 100.5도를 기록했다. 2000년 설치 이후 15년째 목표치 100도를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온도라 아쉽다. 이는 개인 기부가 전년도보다 44% 증가했으나 기업 기부가 23% 감소한 탓이 크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진행한 연말연시 범국민 모금 캠페인 ‘희망2015나눔’이 목표액 3268억원보다 16억원 많은 3284억원으로 지난 31일 마감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도 3173억원보다 111억원(3.5%) 증가한 것이다. 작년 한 해 공동모금회에 접수된 연간 성금은 총 5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특별성금 1118억원을 제외한 이웃돕기 성금은 4714억원으로, 2013년의 4546억원보다 3.7% 늘었다.
올해 특징은 개인기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개인 기부 1040억원은 전년도 캠페인 때 보다 268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공동모금회는 그 이유를 월급 나눔에 동참한 직장인과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증가 등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올 겨울에는 유난히 ‘얼굴 없는 천사들’이 많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서울 명동에서 익명의 남자가 ‘신월동 주민’이라고 적힌 1억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4년째 전달하고 자취를 감추는 등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꾸준히 나아지고 있지만 세계 10위권 국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기부통계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순위는 2011년 57위, 2013년 41위로 조금씩 상승했으나 지난해에는 60위로 추락했다. 이는 개인 기부는 늘어났지만 기업 등 지도층의 기부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넘쳐났으면 한다.
[사설] ‘사랑의온도탑’ 기업 기부 더 늘었으면
입력 2015-02-02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