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까지 할 정도로 고통이 심한 화상치료에 마취주사를 이용한 ‘수면드레싱’이 효과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외과 김도헌 교수팀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수면드레싱을 중증 화상환자 92명에게 적용하고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원이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2일 밝혔다.
보통 화상을 입으면 손상된 조직에서 활성산소와 같은 염증 유발 물질들이 방출되고, 염증이 깊은 화상으로 이어지면서 감염 가능성도 커진다. 때문에 화상 부위를 소독하고 죽은 피부를 제거하는 드레싱은 화상 환자에게 필수 치료과정이다.
하지만 화상 드레싱 때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아기를 낳을 때의 고통이나 암 환자가 죽음을 맞이할 때의 통증과 비교될 만큼 심하다는 게 문제다. 일부 환자는 드레싱 때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혈압이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어 기절까지 할 정도다.
수면드레싱은 이 같은 고통을 잠재워준다.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처럼 마취주사를 맞고 잠이 든 상태에서 드레싱 처치를 받기 때문에 통증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실제 이 치료를 받은 화상 환자들은 모두 “수면드레싱을 계속 받을 의향이 있다”거나 “다른 환자에게 수면드레싱을 권유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처치 시 통증 정도에 대해서도 44%가 ‘전혀 없다’, 32%가 ‘거의 없다’고 답했다. ‘수면드레싱 때 통증을 기억하는가’에 대한 설문에도 80%가 ‘전혀 안 난다’(47%)거나 ‘대부분 안 난다’(33%)고 답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수면드레싱이 화상환자의 통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보편화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화상환자 ‘수면드레싱’ 통증 완화 큰 효과
입력 2015-02-03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