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산업생산이 전년보다 1.1% 증가하는 데 그쳐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저물가 현상은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 등 경제 활성화 노력에도 우리 경제의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 줄고=통계청은 30일 ‘201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서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량은 늘었지만 건설업이 위축된 영향을 받아 전산업생산지수가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6.6% 증가했던 전산업생산지수는 2011년 3.3%, 2012년 1.2%로 떨어졌다. 2013년 1.6%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다시 고꾸라졌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6.0%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2009년(74.4%)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광공업생산도 전년 대비 증감률은 0%로 제자리걸음이었다.
다만 지난해 12월 생산과 소비는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6.3%), 반도체 및 부품(4.4%) 등의 생산 호조에 힘입어 전달보다 3.0% 증가했다. 2009년 9월 이후 5년3개월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3.9%, 3.6% 감소했다. 소매판매 역시 4.5% 증가했다. 소비와 생산지표가 개선되면서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101.1을 나타냈다. 향후 경기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도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103.5였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2월 자동차 파업이 끝난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수요도 줄고=한은은 이날 발간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여건은 수요측면에서 부진이 계속되는 한편 공급 면에서도 석유류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예상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9%다. 상·하반기는 각각 1.2%, 2.5%로 하반기 기저효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디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다며 디플레 가능성을 제기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반박했다. 다만 디플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령화 추세, 가계부채 누증 등 한국 경제에 내재된 구조적 취약 요인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저성장·저물가가 고착화되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금리인하로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은 “저물가로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조정했다”며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는 것보단 성장세 회복 지원을 위해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성장 및 물가와 금융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성규 기자, 박은애 기자 zhibago@kmib.co.kr
생산증가율 1.1% 역대 최저… 멈춰서는 산업엔진
입력 2015-01-31 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