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배당 활성화 정책에 따라 기업들이 잇따라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배당 확대는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며 올해부터 시행되는 기업소득환류세 부담을 덜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29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배당 증가와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텔레콤 배당수익률이 3.5%로 대형 상장사 중 최고 수준이며 자사주 매입을 포함하면 5%에 달할 전망”이라면서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9400원에서 올해 1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배당 증대 기대감에 30일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1.76% 올랐다.
전날 삼성전자는 2014년 보통주 1주에 1만9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중간배당 500원을 더한 주당 배당금 2만원은 2013년(1만4300원)보다 40% 증가한 액수다. 지난주 현대차와 기아차가 주당 배당금을 각각 54%, 43% 늘린 데 이어 삼성전자도 배당 확대에 나선 것이다.
LG그룹 전자 3인방도 배당 증대에 동참했다. LG전자는 전년의 배 수준인 보통주 1주당 400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2011년 이후 4년 만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도 4년 만에 현금배당(보통주 1주당 300원)을 결정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앞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면 일정 수준의 현금배당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당 확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배당 증대를 비롯한 주주 이익 환원정책을 꾸준히 시행하는 기업들은 주가 흐름도 양호한 편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5년간(2009∼2013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년 배당을 실시한 216개사의 연평균 주가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당해연도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1.1∼16.8% 포인트 높았다.
다만 최근의 배당 늘리기 바람이 기업의 실적 개선과 맞물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기업 이익이 근본적으로 늘지 않으면 배당 확대 추세가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SKT도… LG전자도… 줄줄이 “통큰 배당”
입력 2015-01-31 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