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마다 깨닫는 게 있어요. 하나님 나라를 향해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어요.”
30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팔달문로 수원제일교회에서 만난 이규왕(68) 목사는 ‘인생여행론’부터 풀어냈다. 그는 지난해 2월 칠레 파타고니아에서 20일간 여행을 하면서 촬영한 사진을 모아 교회 8∼10층 노을빛전망대갤러리에서 이달 말까지 사진전을 열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위 38도 이남 지역이다. 남미의 가장 끝에 위치해 ‘지구의 끝’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서쪽은 칠레 영토, 동쪽은 아르헨티나인데 빙하지역이 많은 데다 삼림지대가 발달해 있다. 빙하 침식으로 생긴 많은 골짜기 때문에 절경을 이루고 있어 다큐멘터리 전문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지구 10대 낙원’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 목사는 파타고니아 47㎞를 걸으며 코발트빛 하늘과 빙하의 조화, 침엽수의 강인한 생명력, 석양에 비친 산기슭, 빙하호수에 잔잔히 떠있는 배 등을 1만2000장의 사진에 담았다. 그의 말대로 ‘하늘은 캔버스가 되고 빛은 물감’이 된다.
그는 니콘 D800카메라로 포착한 세상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찬양’이라고 표현했다. 이 목사는 “현장에 가면 절경 속에 푹 빠져 경탄하게 돼 있다. 하나님은 정말 아름다운 화가이자 조각가, 탁월한 디자이너”라고 칭송했다.
하나님 작품에 대한 경탄은 끝이 없었다. 그는 “3년 전 몽골에 갔을 때 사막을 보니 바람에 움직이는 모래알에 따라 아침에 보는 모래 능선과 저녁 때 보는 능선이 달라지더라”면서 “하나님은 연장도 없이 도구와 모래알 하나로 큰 산을 만드시는 분이다. 그런 창조주 하나님께 어떻게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목사는 “그는 “성경이 창조 이야기를 담았다면 자연은 창조의 실제를 보여준다”면서 “따라서 인간은 성경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야 잃어버린 형상을 회복할 수 있다. 그게 바로 힐링”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어떻게 사진기 2대, 삼각대, 렌즈 3개, 노트북, 보조 배터리, 여벌옷 등을 몽땅 짊어지고 10∼20세 어린 전문 트래킹 동호회원 6명과 해발 3600m 산악지형을 이동했을까.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지역을 계속 전진하며 캠프 4곳에서 숙식을 하는 행군 코스였습니다. 짐을 최소화하고 속옷과 양말은 계속 빨아서 사용했어요. 출발 6개월 전부터 똑같은 무게의 배낭을 메고 등산을 하거나 하루 2시간씩 헬스를 했죠.” 이 같은 강행군은 자신의 인생에도 도전과 같은 행위여서 사진전 제목도 ‘파타고니아-도전’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는 2000년 1월 신장암으로 콩팥 하나를 떼어내면서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이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한계와 유한성을 발견했다. 그의 깨달음은 여행론에서도 묻어난다. “생사의 고비를 넘기면 세상 것들이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도 인생 여정에서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내려놔야 합니다.” 관람은 무료다(031-244-1004).
수원=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하나님은 최고의 화가이자 조각가, 디자이너”
입력 2015-02-02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