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유력 용의자 자수

입력 2015-01-30 04:31
충북 청주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발생 19일 만에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흥덕경찰서는 용의자 허모(38)씨가 29일 오후 11시5분쯤 아내와 함께 경찰에 자진 출두해 자수했다고 밝혔다.

허씨의 아내 A씨는 이날 오후 7시쯤 경찰에 전화를 걸어 ‘남편에게 자수하라고 설득 중인데 경찰이 출동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신고했다. A씨는 이 사건을 다룬 방송 보도를 보고 경찰에 연락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후 곧장 서원구 개신동 허씨의 아파트로 검거팀을 출동시켰으나 허씨가 잠적한 상태여서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허씨는 그러나 A씨의 설득으로 밤늦게 자수했다.

경찰은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적용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씨는 남편이 사고 당일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와 ‘내가 교통사고를 냈다’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허씨의 차량도 사고 용의 차량으로 이날 확인된 한국지엠의 ‘윈스톰’이었다.

앞서 경찰은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회색 계통의 윈스톰을 특정했다. 사고 지점에서 170m 정도 떨어진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이날 추가 확보한 CCTV에서 용의 차량을 확인했다.

박세호 흥덕경찰서장(수사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CCTV 동영상에서 용의 차량이 지나간 시간과 사고 발생 시간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용의 차량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BMW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서장은 “사고 전후 4분간 이 일대를 통과한 차량이 없다”며 “용의 차량이 (사고 후) 큰길로 가지 않고 도중에 30m 정도 더 직진해 오른쪽 샛길로 빠진 것으로 봐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당초 BMW 승용차를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로 인해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교사 임용고시 준비를 도우려고 화물차 기사일을 하던 강모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쯤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흥덕서는 사고 이후 수사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지난 27일 뒤늦게 박 서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교통조사계와 강력팀, 사이버수사팀, 과학수사팀 등 30여명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