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20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면 이자가 연 2%대로 대폭 낮아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기준금리 인상 러시가 이뤄질 경우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는 가계대출의 연착륙 유도를 위한 고육책이어서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단기·변동금리로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주택대출 시장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년 만기 연 2.8∼2.9% 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 상품을 3월 중 출시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대출을 갈아탈 경우 최대 300만원 상당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고, 장기주택담보대출 이자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대출액 전액 분할 상환대출 상품의 금리는 2.8%, 대출액 중 70%를 분할한 후 나머지 30%를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상품의 금리는 2.9%로 정했다. 이는 현재 변동금리·만기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잔액 평균 금리인 연 3.5%보다 0.6∼0.7%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2억원어치 대출을 갈아탈 경우 20년 동안 이자 부담액이 1억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8000만원 줄어든다. 다만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즉시 이자와 함께 원금도 분할해서 갚아야 하므로 월 원리금은 50만원가량 늘어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488조1000억원이다. 금융위는 이 중 올해 만기 도래액 42조2000억원 가운데 20조원을 대환 대상으로 설정하고 필요하면 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을 늘려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이후 만기도래액은 2016년 10조8000억원, 2017년 7조2000억원, 2018면 3조9000억원 등으로 일단 만기도래 규모가 큰 올해분부터 장기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을 유도해 미 연준발(發) 이자폭탄이라는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대학생·청년층 대상 생활자금·고금리 전환대출 상품인 ‘햇살론’도 도입키로 했다. 생활자금 대출 금리를 연 6.5%에서 4∼5% 수준으로 낮추고 한도는 3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늘렸다. 대출 거치기간은 1년에서 4+2년(군복무)으로, 상환기간은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금리 연 5.5%, 한도 1000만원으로 7년 동안 갚는 고금리 전환대출 상품도 내놨다. 대학생과 청년층이 신용회복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감면율도 50%에서 60%로 높아진다.
100세 시대에 대비해 80세부터 사망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고연령 거치연금’도 올해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55세 전에 일시납이나 적립식으로 상품에 가입해 25년의 거치기간을 두고 80세 이후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관련기사 8면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연 2%대 2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나온다
입력 2015-01-30 0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