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 동문회는 최근 총회를 열고 전국신학대학총동문협의회(신총협) 탈퇴를 결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신총협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산하 7개 신학대 동문회의 협의체로서 목회자 권익보호 등을 목적으로 2004년 출범했다.
장신대 동문회 관계자는 “신총협은 출범할 때의 대의와 순수성을 저버리고 변질됐다”며 “그동안 공헌과 역할이 없지 않지만 신총협이 본래대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동문들의 의견에 따라 탈퇴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호남신대와 부산장신대 동문회는 지난해 5월 신총협에서 탈퇴했다. 각 대학 동문회가 잇따라 탈퇴함에 따라 신총협은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신총협은 그동안 지방 신학대와 신대원, 장신대 목회연구과정(목연) 출신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사조직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신총협의 영향력은 수년 전부터 주요 선거 등에서 공공연하게 나타났다. 2009년 제94회기 총회 부총회장 선거가 그 예다. 당시 박위근(염천교회) 목사와 이성희(연동교회) 목사가 경선을 했는데 교회 규모와 재정, 조직 구성 등을 비교했을 때 이 목사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개표 결과 근소한 차이로 박 목사가 당선됐다. 신총협의 지지가 영남신학대 출신인 박 목사에게 쏠림으로써 당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예장통합 교단 내에서는 친목 모임으로 시작한 신총협이 정치색을 띠며 장신대 신대원 출신과 목연 및 지방신학대 출신 목회자들 사이에 대립이 심화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예장통합의 한 관계자는 “사회 전반에 학연과 지연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교회 조직은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목회자들이 교단 내 사조직 문화를 없애는 일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신대 동문회는 총회에서 경기도 양주 예향교회 백성훈(사진) 목사를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백 목사는 “목회자들이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한국교회를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동문들을 돌아보고, 섬기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장신대 동문회 “신총협 탈퇴” 결의
입력 2015-01-30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