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월로 ‘꿈땅어린이집’(이하 꿈땅)은 믿음의 유산을 강조한다. 예수비전교회(정우길 목사) 부설로 2002년 세워진 꿈땅은 어린이 교육은 물론 부모, 특히 엄마 교육에 힘쓴다. 이상희(44) 원장은 이 교육을 통과한 부모들을 ‘코람데오 훌아’ 즉 ‘하나님 앞에 선 훌륭한 아내와 아버지’라고 부른다.
꿈땅의 비전은 다음세대를 키우는 것이다. 이 원장은 교사들과 기도하고 교구를 만들면서 그저 아이들이 행복한 어린이집만 꿈꿨다. 2005년 이혼 위기에 놓인 아동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위기에 처한 그 가정을 보면서 가정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무엇보다 부모, 특히 엄마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원장이 직접 엄마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자녀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가정을 같이 만들어가자는 취지에 네 명의 엄마들이 동참했다. 매주 월요일 엄마들을 대상으로 경청, 감사, 배려, 기쁨, 책임감, 긍정적 태도, 자존감, 절제, 순종에 이르는 9가지 품성교육을 실시했다. 교육만 하는 게 아니라 엄마들에게 꼭 미션을 수행토록 했다. 절제를 배우면서 자녀를 훈계하기 전 꼭 “사랑한다”고 고백하라는 것이다. 또 경청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녀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표현할 것, 재촉하지 않고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것 등이다.
엄마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6개월 뒤 두 번째로 신청을 받았을 땐 26명의 엄마들이 참여했다. 9년째 접어든 지금은 교회 성도나 지역 주민들까지 찾아왔다. 20명의 엄마 리더들이 세워졌고 70∼80명 엄마들이 교육받고 있다.
“교육을 하면 할수록 엄마들이 발견하는 것은 ‘자신’이었습니다. 남편과의 불화나 아이에게 쏟아내는 분노 등을 감사나 배려 같은 거울에 비춰보니 결국엔 죄인된 내 모습을 보게 된 것이지요. 우리 자녀를 함부로 노엽게 하지 말자고 고백하더라고요. 남편에겐 복종과 순종을 하면서 그들을 세웠습니다.” 그 결과 2013년에는 처음으로 품성교육을 받는 8명의 아빠 모임이 생겼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가정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 엄마 먼저 9가지 품성교육
입력 2015-01-31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