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찌르고 볼펜으로 온몸에 낙서 성추행까지… 1년간 급우 괴롭힌 무서운 중학생들

입력 2015-01-30 02:13
경북 포항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A군(16)이 급우들에게 지속적으로 폭행과 성추행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고소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대구 포항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학기 초부터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가해 학생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A군의 어머니는 “가해 학생들이 칼로 아들의 손을 찌르거나 볼펜으로 몸에 낙서를 했다”며 “가위로 정수리 부분 머리카락을 자르고 물을 뿌린다거나 치약이나 귤껍질, 흙을 섞은 눈 등을 강제로 먹이고 샤프심을 잘게 부숴 머리에 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을 바닥에 눕히고 올라타는 일명 ‘인간 햄버거 놀이’도 강제로 시켰고 폭행도 일삼았다”며 “가해 학생들은 교실 커튼 뒤에서 아들에게 바지를 내리게 한 뒤 음모를 뽑는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괴롭힘을 주도한 B군(16)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나머지 5명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성추행 혐의 적용 여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군의 어머니는 지난 27일 인터넷 게시판에 “아들이 극심한 우울과 불안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학교와 교육청, 경찰에 알렸지만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22일과 26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에 대해 출석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다음 달 졸업 예정인 A군과 가해 학생들은 모두 다른 고등학교에 배정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