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정권을 잡은 그리스가 불안한 첫발을 내딛고 있다. 긴축반대 정책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채권단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의 시선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국가 신용등급 강등도 예고됐다.
그리스가 28일(현지시간) 첫 내각 회의부터 구제금융 재협상과 긴축 정책 철폐를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이 폭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총리는 “유럽연합(EU) 채권국들과 채무조정 재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생존 가능하고 공정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새 각료들도 이날 일제히 최저임금 인상, 복지 확대 등 긴축 철폐 방침을 밝혔다. 행정개혁부 기오르고스 카트루갈로스 부장관은 “이전 정부가 구제금융 이행조건으로 추진했던 지방자치단체 소속 청소원이나 교사 등 공공부문 인력 구조조정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신임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2400억 유로(296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은 것을 두고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발표에 그간 긴축 정책에 힘겨워하던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투자심리는 급랭했다. 이날 아테네증시 종합주가지수는 9% 이상 폭락했다. 채권단과의 협상 결렬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구제금융 지원이 중단될 위험이 부각되면서 내셔널은행과 피레우스은행 주가는 25% 이상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으로 지정했다. S&P는 오는 3월 13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정식 조정할 예정이다.
임세정 기자
그리스 주가 대폭락… 새 내각 호된 신고식
입력 2015-01-30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