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 단지에 위치한 5㎿급 원자로가 재가동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최근 상업위성 사진을 판독한 결과 “지난해 8월 말부터 5개월여간 중단됐던 영변의 플루토늄 원자로에서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 사이에 촬영된 복수의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이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발전소의 터빈 건물에 연결된 파이프 위 압력밸브에서 포착된 증기와 터빈 건물 지붕 중앙에서 흘러나온 소량의 녹은 물, 열 교환시설 위의 원자로 지붕에서 녹아내린 눈 등이 원자로 재가동 징후로 지적됐다.
특히 터빈 건물에서 생성된 뜨거운 물이 배수관을 따라 울타리 너머 강으로 흘러들어갔고 이에 따라 얼어붙은 강에 커다란 물웅덩이가 생겼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38노스는 “원자로에서 일부 증기가 배출됐고 이것이 터빈 건물로 들어가 냉각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하면서 “그 결과 생성된 뜨거운 물이 얼어붙은 강으로 유입돼 커다란 웅덩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제한된 활동만으로 5㎿ 원자로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결론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며 섣부른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5㎿ 원자로가 가동 중이던 2013년 말 촬영된 사진에서 원자로 주변 모든 건물 지붕의 눈이 녹아 있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가능성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으면서 “추후 동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985년 가동을 시작한 5㎿ 원자로는 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가동이 중단됐다. 2002∼2005년 재가동됐다가 9·19 공동성명을 계기로 가동을 중단했고 2013년 8월 말부터 재가동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한·미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北 영변원자로 재가동 징후 포착
입력 2015-01-30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