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6월 창당 박차… 野 재편 속도

입력 2015-01-30 03:28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 손호철 운영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추진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추진 관련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야 진보 인사로 구성된 ‘국민모임’이 29일 신당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4월 보궐선거 출마, 6월 창당’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중 야권 재편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들은 방송 3사 토론회에 참석해 정당 개혁 방안 등을 놓고 설전을 펼쳤다.

◇6월 창당 목표 세우고 돌진하는 신당=신당추진위는 서울 용산구의 한 사무실에서 개최한 출범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반국민적 통치기구가 됐고, 새정치연합은 여당 독주를 방치하고 국민의 생존권 수호 의지를 버린 지 오래”라며 대중적 진보정당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신당은 신자유주의 극복을 제일의 과제로 삼고, 생명·평등·생태·평화·통일·민주·복지·자주 등 진보적 가치 실현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1차 추진위원 20명 명단에는 운영위원장인 손호철 서강대 대학원장을 포함해 학계와 노동계, 종교계, 문화예술계, 빈민조직 대표 인사 등이 포함됐다. 공동위원장은 국민모임 공동대표인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신학철 화백 등 3명이다.

신당 측은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6월 창당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표현했다. 손 운영위원장은 “4월 보궐선거에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지만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회인 만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신당은 이미 합류를 선언한 정동영 임종인 전 의원,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정의당 등에 원탁회의도 제안했다.

신당은 다음 달 설 연휴 전에 창당주비위원회(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준비 기구)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손 위원장은 “일단 쉽게 결합 가능한 세력부터 합치고 이후 정당들이 합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재편 후폭풍 긴장하는 새정치연합, 지지율 상승에 안도=새정치연합은 신당 추진 움직임을 애써 외면하며 내부 단속에 힘을 기울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소속 의원 및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 당 지지율이 29.6%로 30%를 육박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당헌·당규 개정 의견 수렴을 위한 연석회의에서는 “당 지지율 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의 골든크로스 대역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새정치연합의 당 지지율이 상승이 아니라 하락 추세였다면 신당의 움직임이 더욱 탄력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도하는 표정이 감지된다.

2·8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은 방송 3사 TV 토론회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의원과 박 의원은 공천 문제를 놓고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터뜨렸다.

박 의원이 먼저 “지난 19대 총선 때 친노(친노무현)들이 공천을 해서 망쳤다고 하면 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문 의원은 “결정적으로 망쳐놓고 무너뜨린 것은 지난 지방선거 때 전략공천이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박 의원이 당의 중심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의원은 다시 “치열하게 반성하자. 책임을 안철수 김한길 의원에게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TV 토론회를 앞두고) 단 하루라도 정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었다”며 “여전히 정쟁만 가득하고 민생과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고 두 의원을 모두 비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