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유제품·음료 식이섬유 과다… 영양흡수 방해로 발육에 차질 우려

소화기 질환 예방에 좋은 식이섬유를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함량표시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9일 시판 중인 식이섬유 강조 표시식품 30개의 식이섬유 함량과 표시실태 조사 결과 일부 제품에서 식이섬유가 과다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중 어린이 기호식품군인 유가공품과 음료류 15개 제품의 식이섬유 함량은 0.4∼8.6g으로 평균 함량은 3.4g이었다. 건강기능식품 10개 제품의 표시 용법·용량을 준수할 경우 하루 섭취하게 되는 식이섬유 함량은 2.7∼24.9g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가공품과 음료류 일부 제품은 2개만 섭취해도 어린이 1일 식이섬유 충분섭취량(5세 이하·10∼15g)을 초과했다. 또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성인 1일 섭취량(25g)에 상응하는 고함량으로 조사됐다.

식이섬유는 대장기능 개선 등 소화기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줘 ‘제6의 영양소’로 불리지만 과다 섭취 시 설사, 구토, 복부 팽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가 과다 섭취하면 포만감으로 발육에 필요한 열량 섭취가 줄고,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과 영양소 흡수가 방해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별도 상한 기준은 없다. 일반식품에 식이섬유를 강조해 표시하거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기 위해선 일정 함량 이상의 식이섬유만 함유하면 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선 2개 제품(엠투 화이버 플러스·설탕 없는 올리고당)은 실제 식이섬유 함량이 표시 함량의 80%를 밑돌았다. 또 다른 2개 제품(프로바이오틱 1000억 청사과·언니 몰래 먹는 딸기오레)은 표시함량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